'TBS 서울시 지원 연장' 상정 결국 불발..출연금 끊기나

3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제323회 임시회 제4차 본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시의회에 제출한 서울교통방송(TBS) 지원을 3개월 연장해달라는 내용의 조례 개정안이 본회의서 상정되지 않으며 결국 TBS가 '존폐 기로'에 서게 됐다.

3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제323회 임시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TBS 지원 연장 관련 안건 상정이 불발됐다. 전날(2일) 소관 상임위원회인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이어 이날 본회의 직전에 개최된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까지 해당 개정안이 논의되지 않으면서다.


앞서 오 시장은 지난달 26일 이달까지인 TBS에 대한 시의 예산 지원을 8월까지 연장해달라는 내용의 개정안을 시의회에 제출했다. TBS가 지난달 1일 투자자 발굴 용역업체로 삼정KPMG를 선정하고 외부 투자유치에 나섰지만, 매각이 진행되는 동안 직원들에게 지급할 인건비 등이 필요하다고 판단해서였다.

지난달 24일 오 시장은 시의원들에게 직접 편지를 쓰기도 했다. 오 시장은 "TBS는 스스로의 변화를 거부했고 오늘의 어려움을 자초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파국만은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원금이 5월 말까지 연장됐지만, 아직도 자립 준비는 갖춰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TBS 지원 폐지 조례를 주도했던 김현기 시의회 의장과 다수당인 국민의힘은 그간 비판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소속 한 시의원은 "본회의가 열린 후 개정안을 제출했기 때문에 시기가 지났던 것"이라며 "또 이미 지난해 TBS 지원 연장에 동의하는 과정에서 서울시도 향후 추가 지원 가능성에 대해 선을 그었었다"고 입장을 전했다.

서울 마포구 매봉산로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TBS /사진=뉴스1

당초 시의회는 2022년 11월 TBS에 대한 예산 지원 근거인 '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올 1월1일부로 폐지하는 조례안을 가결했다. 지난해 말 시는 시의회에 조례 시행을 5개월 연장해달라고 요청했고, 6월1일로 한 차례 연기된 바 있다. 지원 중단일을 다섯 달 미루면서 인건비, 청사 운영비, 직원 퇴직급여 등으로 93억원을 편성했다.

TBS의 투자자 발굴 용역 결과는 이달 말쯤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인수 의사를 보이는 곳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 시장 역시 지난달 시의회 시정질문 당시 "언론계에 계신 분들에게 라디오 방송국이 없는 경우엔 한번 (인수를) 고려해 보시는 게 어떻겠는가 라는 취지의 말씀을 주변에 드린 적이 있다"며 "인수를 하게 되면 어떤 절차를 거쳐야 되는지에 대해서 저희에게 물어오는 언론사들이 꽤 있었다"고 언급했다.

다만 TBS는 상업광고가 불가한 공공 주파수를 갖고 있어 민간기업이 인수하기엔 쉽지 않을 거란 이야기도 나온다. 상업광고가 가능하기 위해선 방송통신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허가받아야 하는데, 다른 라디오 매체들이 반발할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선 이달 중 '원포인트' 임시회를 열어 오 시장이 제출한 개정안을 처리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임시회는 재적 의원 3분의1 이상의 요구가 있을 경우 개최가 가능하다. 시 관계자는 "개정안을 제출했고, 이후 시가 추가로 할 수 있는 것은 없을 것 같다"며 의회의 결정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