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이재명 겨눈 오세훈 "돈정치·제왕적 대표 강화하려는 것"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9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서울특별시 자치경찰위원회 제2기 비전발표 및 정책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09.09. [email protected] /사진=고범준

오세훈 서울시장은 여야 대표가 추진 중인 '지구당 부활' 움직임에 대해 "어떤 명분을 붙이더라도 돈정치와 제왕적 대표제를 강화하는 것으로 정치개혁에 어긋나는 명백한 퇴보"라고 비판했다.

오 시장은 10일 페이스북에 올린 '정치개혁, 좌표가 분명해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지금은 지구당 부활이라는 역행이 아니라, 원내정당이라는 발전을 고민할 때"라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오세훈법'은 단순히 돈정치, 돈선거를 막자는 법이 아니었다"며 "제왕적 당대표 시스템에서 필연적으로 파생되는 한국정치의 정쟁성과 후진성에서 벗어나 미국식의 원내정당 시스템으로 변화해 보자는 기획이 담겨 있었다"고 했다.

오 시장은 지난 2004년 '지구당 폐지' 등을 담은 정치자금법·정당법·공직선거법 개정을 주도해 당시 개정안은 '오세훈법'으로 불린다.

그는 "미국은 원내대표가 당을 대표해 입법 이슈로 당을 이끌어 간다"며 "우리처럼 온갖 사회 이슈를 의회로 끌어들여 갈등을 증폭시키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오세훈법은 여전히 미완의 프로젝트"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여야 대표가 함께 추진하려고 하는 지구당 부활은 현실을 핑계로 다시 유턴해서 예전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이것이 과연 바람직한 정치인의 자세인가"라고 했다.

오 시장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동시에 겨냥해 "싸움에 앞장서는 파이터들이 당 대표에게 줄을 서고 그 대가로 선거가 다가오면 공천을 받고 주요 당직을 받는다"며 "20년 전보다 퇴보했다는 생각마저 든다. 한국 정치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