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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속 보물 있어도 '포클레인' 없으면 꽝"

[인터뷰]강봉균 서울대 기억연구단장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입력 : 2018.09.10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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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봉균 서울대 기억연구단장(생명과학부 교수)/사진=서울대
강봉균 서울대 기억연구단장(생명과학부 교수)/사진=서울대

“이게 연식으로는 30년 정도 됐을 텐데 너무 오래 묵은 장비라 요즈음엔 안 씁니다. 저는 그저 이것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져서...”

뇌에서 기억이 저장되는 장소를 세계 최초로 규명한 강봉균 서울대 기억연구단장(생명과학부 교수). 그의 연구실 책상 위에는 칠이 벗겨지고 색이 변해 고철 신세로 전락한 낡은 현미경이 놓여 있다. 강 교수가 미국에서 공부할 때 직접 개발한 일명 미세 조작기이다. 신경세포에 유전자(DNA)를 넣는 장치다. 실험실을 이사하면서 마땅히 둘 곳이 없어 책상 한켠에 올려놨다고 한다. 이제는 애물단지가 된 구식장비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강 교수는 “제가 이 장비 덕에 박사 학위를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신경생물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뉴런(신경세포)도 숨을 쉬죠. 맥박도 뛰어요. 지금은 기술이 많이 발달해 이런 소리를 아주 자세하게 들을 수 있죠. 저 놈(뉴런)들이 저렇게 하니까 내 뇌가 이런 판단을 하는구나라고 생각하면 뭔가 묘한 기분에 사로잡힙니다.”

30년간 기억저장 연구 한길을 걸어온 그가 지금까지 국제학술지에 낸 논문은 180여 편. 이중 대표적으로 시냅스가 기억 저장에 관여하는 메커니즘을 밝혀 세계 연구동향을 주도한 성과는 ‘2018년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으로 이어졌다.

강 교수는 연구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선 연구 목적에 맞는 장비 확보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연구 중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은 힌트를 얻었더라도 장비가 없으면 어떻게 해볼 방법이 없어요. 땅 깊은 곳에 숨겨진 보물지도가 있다고 칩시다. 삽이나 포크레인이 없어 손으로 판다면 어느 세월에 지도를 찾을 수 있겠어요. 그러다가 다른 곳에서 이미 논문이 나와버리면 그 연구는 말짱 ‘꽝’이 되는 겁니다.”

특히 뇌 연구는 이제 첨단연구장비전(戰)이라고 표현할 정도가 됐다. 전 세계적으로 노인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퇴행성 뇌질환 등에 들이는 사회적 비용이 크게 증가하자 국가 차원의 전폭적인 R&D(연구·개발)지원이 이뤄진 덕이다.

“뇌에는 1000억개의 뉴런이 있죠. 이것들이 서로 얽켜 만들어진 시냅스들은 약 100조, 아니 1000조개 정도 된다고 얘기해요. 이런 복잡한 구조와 반응 등을 다 알아야만 최소한 그것(뇌)을 안다고 말할 정도가 되죠. 뇌 속을 빠른 시간 내 정확하게 들여다 보고 분석할 수 있는 첨단장비를 확보한다면 연구자 입장에선 다른 과학자들을 압도할 최고의 무기를 지녔다고 할 수 있어요. 이런 장비로 우리가 아직 모르고 있는 새 연구영역을 찾아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류준영
류준영 joon@mt.co.kr twitter facebook

※미래부 ICT·과학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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