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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산은 회장 "대우조선 추가 감자 부적절"

[머투초대석]"대우건설 올해 내 매각 추진 가능…산은캐피탈은 내년 매각 가능할 것"

머니투데이 대담=권성희 금융부장 정리=권다희 기자 사진=김창현 기자 |입력 : 2017.04.10 04:56|조회 : 5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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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에 KDB산업은행(산은)이 대주주로서 더 많은 손실을 져야 한다는 주장은 일견 타당하지만 2015년 10월 이후부터 산은이 감당한 규모를 감안하면 추가 감자 등은 부적절합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지난달 23일 발표된 대우조선 구조조정 방안이 확정되기까지의 3주가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고 토로했다. 2조9000억원의 신규자금을 투입하는 방안은 취임 후 줄곧 '혈세를 넣지 않겠다'고 밝혀온 자신의 원칙에 반하는 결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인의 명예보다 대우조선에 대한 대책을 현 시점에서 추진하는 게 국가 경제를 위해 더 필요했기에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어렵게 꺼낸 지원안이었지만 아직도 험로가 남아있다. 오는 17~18일 열리는 사채권자 집회 전 기관투자자들이 채무재조정에 동참하도록 설득해야 한다.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이 회장을 만나 대우조선과 관련한 현안 등을 직접 들었다.

-국민연금이 지난 6일 투자위원회를 열었지만 결정을 유보했다. 결국 기권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그리고 국민연금이 부동의하거나 기권을 해도 채무재조정안 의결이 가능한 상황인가.
▶지금 시점에서 채무재조정안 가결이 가능하다, 아니다 논하는 건 적절치 않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들에도 쉬운 결정은 물론 아니다. 다만 우리로선 설득하고 설명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허락하는 한 의사결정에 필요한 지원은 모두 하겠다.

-채무재조정안이 불공평하다는 주장도 있다. 대우조선 대주주인 산은은 관리 책임이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손실을 감내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이번 안으로만 본다면 다소 얘기가 나올 소지가 있다. 그러나 2015년 10월 상황부터 본다면 충분히 (불공평하지 않다는) 설명이 가능하다. 지난해말 무상감자를 하면서 6000만주를 소각했고 지난해말 자본확충을 위해 출자전환한 1조8000억원도 고스란히 손실이 됐다. 1조8000억원이 모두 손실로 잡힌 건 CEO(최고경영자)로서 설명하기 힘든 고통이었다. 지난해 대우조선 한 회사로 인해 입은 손실만 3조5000억원에 달하고 구조조정한 4개 기업(대우조선, 한진해운, 현대상선, STX조선)으로부터 입은 타격은 5조6000억원이다. 개인적으로는 국민의 혈세 쓰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해온 것을 바꾼 셈이 돼 명예까지 잃어가면서 한 쉽지 않은 결정이다. 공정하지 못하다고 하기 어렵다. 물론 산은이 대우조선을 빨리 매각하지 않고 2000년대 내내 들고 있었던 데는 무한 책임을 느낀다. 빨리 정상화해 SK하이닉스나 LG카드처럼 시장에 팔아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이 재원을 국책은행이 지원해야 할 부분에 써야 한다.

-일부에서 요구하는 추가 감자는. 또 국민연금 등 기관들이 채무재조정에 참여하겠다면 어디까지 양보할 수 있나.
▶추가 감자는 적절치 않다. 감자 자체가 국민의 혈세를 더 쓰는 것이다. 그리고 지난달 23일 발표한 안은 관계기관들과 굉장히 진통을 겪으면서 3주에 걸쳐 다듬어 내놓은 최종안이다. 사채권자(50%)에는 국책은행(100%), 시중은행(80%)보다 출자전환 비율을 낮게 해줬고, 상환유예기간도 3년으로 시중은행(5년)에 비해 배려했다. 최종안이었지만 다른 안이 아주 없다고 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그래서 2가지 정도의 안을 냈다. 수출입은행이 인수하는 대우조선 영구채 금리를 3%에서 1%로 낮추기로 했고, 3년 후 회사채 상환 시 상환우선순위를 사채권자에게 주는 걸 검토하는 정도다.

이동걸 KDB 산업은행 회장
이동걸 KDB 산업은행 회장
-이번 대우조선 정상화 방안을 준비하면서 강조했던 점이 있다면.
▶2015년 10월 결정에는 참여하지 않았으나 당시 내려진 결정을 취임한 2016년 2월부터 이행하면서 아쉬운 점이 2가지다. 하나는 국책은행만이 책임을 지는 게 적절치 않다는 점이었다. 국책은행은 개별 기업을 도와주는 곳이 아니다. 그래서 모든 이해당사자의 고통분담을 전제로 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두 번째 강조한 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란 비난이 있는 만큼 국민들에게 대우조선 지원안의 '끝부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매출액 13조원의 대우조선을 7조원 규모로 줄인 뒤 2018년부터 '빅3'를 '빅2'로 가는 지원안의 마지막 부분을 공개했다. 매출액 7조원 규모가 되면 대우조선의 기술력을 감안할 때 매각이 가능하다고 본다.

-P플랜으로 가는 건 큰 결정이다. 일각에선 합의가 불발돼도 회사채 만기만 연장하고 차기 정부로 결국 넘기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여전히 있다.
▶전혀 그렇지 않다. 대우조선 문제는 대단히 명확히 진행해야 할 사안이다. 합의가 안된다면 P플랜으로 갈 수밖에 없다. 확실한 의지를 갖고 있다. 만약 문제해결이 늦어진다면 이해당사자 중 해외 발주처 등에선 혼란기를 틈타 자신들의 이익을 좇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뭔가 삐걱하면 국가적 손실로 귀착된다. 또 지금 114척의 배를 짓고 있는데 빨리 납기를 맞춰 인도해야 페널티를 물지 않는다. 시간이 넉넉지 않다. 여기에 미세하지만 신규 수주에서도 최근 들어 약간의 회복 징후가 있다. 이미 대우조선이 올해 7억6000만달러를 수주했다.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조선업 분석기관 클락슨도 2018년이 조선업 회복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본다.

-대우조선이 회계법인의 감사에서 한정 의견을 받았다. 영업에 별 영향은 없나. 또 2021년 되면 대우조선의 영업이익률이 플러스 전환한다고 전망되지만 이때도 부채에 소요되는 이자비용을 감안하면 여전히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있다.
▶한정 의견은 의견거절에 비해 설명이 가능한 단계다. 또 2021년의 수익성은 지금 논의할 단계의 문제가 아니다. 대우조선은 워낙 많은 실타래가 얽혀 있다. 지금은 수익을 내기 이전에 정상화를 고민해야 할 단계다. 현재는 일단 2년간 버티면서 기 수주물량을 무사히 내보내는 게 과제다. 지난 한 해 산은이 2조6000억원, 수은이 1조6000억원 등 4조2000억원 가운데 3조8000억원을 지원해서 국내에 들어온 돈이 9조8000억원이다. 2년간 버티면서 114척을 내보낼 수 있으면, 그 이후엔 수주잔량도 줄고 매출도 줄어든다.

-산은이 지난해 3조6000억원의 손실을 봤다. 올해 전망은.
▶2016년 결산 전까진 꽤 건강한 모습이었다. 지난해 9월까지만 해도 소폭 흑자였다. 또 지난해 중 금융기관의 건강함을 나타내는 지표 10가지 중 2가지를 제외하곤 모두 개선됐다. 부실을 꾸준히 정리하면서 부실채권(NPL) 비율도 2015년말 5.68%에서 지난해말 3.56%로 개선됐다. 다만 구조조정 기업으로 인해 연체율과 당기순이익이 악화했다. 2016년 영업수익은 2015년보다 약 5000억원 더 늘었지만 4개 기업 구조조정에 쌓은 충당금과 대우조선 지분에서 발생한 손실 등으로 인해 결국 3조6000억원의 손실로 전환했다. 올해도 손실이 나면 3년 연속 적자다. CEO 생활 10년 중 적자는 처음 내봤다. 어떤 형태든 최선을 다할 것이다.

-2008년 금호아시아나그룹 위기로 떠안은 대우건설, KDB생명 매각이 남아 있다. 산은캐피탈도 매각을 시도했으나 불발됐다. 자회사 매각 계획은.
▶국민의 혈세를 다룬다는 차원에서 지나치게 낮은 가격에 매각하는 건 안된다. 대우건설은 지금도 중동에서 관심 있어 한다. 하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다. 현 주가인 주당 7000원은 대우건설을 매각하기에 너무 낮은 가격이다. 지난해 7000억원 빅배스를 한 이유도 흠결을 없애 매각하기 위해서다. 일전에 언급한 (대우건설 적정 매각가격) 1만3000원은 절대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지금보다 주가가 올라야 매각할 수 있다는 입장은 분명하다. 대우건설은 올해 내 정상화해 매각추진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KDB생명은 자본확충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KDB생명 역시 내부 혁신위원회를 꾸리고 굉장히 큰 혁신을 진행 중이다. 산은캐피탈은 가장 잘하는 부분을 중심으로 다운사이징해 매각해야 한다. 3000억원대 캐피탈 매물이 널렸는데 7000억원(산은캐피탈의 장부가)에 매각하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올해를 넘겨 내년쯤이면 산은캐피탈도 재매각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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