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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간 2만Km걸어 출근한 '음유시인' 공무원

[피플]연말 시집 출간하는 김창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비상안전기획관실 사무관

머니투데이 김세관 기자 |입력 : 2017.09.0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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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사무관.
김경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사무관.

‘부뚜막 등잔불에 수제비 떼어내듯 흐르는 땀을 떼어내며 산언덕을 넘던 여름날에 기다리던 님. 오늘 아침 숲 그늘에 그 연모하던 님이 오셨다네. 뿔나팔 불며 진분홍 고운 옷 갈아입고서 연모하던 님이 오셨다네.’

정부과천청사엔 ‘걷는 음유시인(?)’이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비상안전기획관실에서 근무하는 김창환 사무관이 그 주인공이다. 김 사무관은 지난 11년간 매일 서울 서초 방배동에서 정부과천청사까지 약 8km(키로미터)를 걸어서 출근했다. 중간에 근무지가 광화문 청사로 바뀌었을 때도 마찬가지다. 과천정부청사까지 걸어가 다시 광화문 청사로 가는 통근버스를 타고 출근했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그의 걷기 출근은 거른 적이 없다고 한다. 주말을 빼고 지난 11년간 이어졌던 출근길 여정만 거의 2만2000km에 달한다.

걷기 출근을 고집하는 이유는 뭘까. 그의 설명은 꽤 감성적이다. 출근길에 접하는 들풀 한 포기, 꽃 한 송이, 동네 강아지들, 만나는 사람들과의 교감이 좋아서란다. 그 교감이 글로 승화되고 시(詩)로 완성된다. 그 과정이 김 사무관에게는 가장 큰 기쁨이다.

김 사무관은 “군 제대를 앞둔 어느 날 출근길에 원앙이 새끼를 보듬는 것을 보고 자연에 대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며 “그렇게 시작한 글들이 모여 기초가 되고 시로서 완성됐다. 제가 지은 시 대부분이 자연과의 교감을 노래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김 사무관은 대학교 ROTC(학군단) 출신으로 23년간 군인이었다. 제대 후 경력
공채를 통해 공무원이 됐다. 당시 과학기술부 비상대응 업무를 시작으로 교육과학기술부, 미래창조과학부를 거쳐 현재 과기정통부에서도 같은 일을 맡고 있다.
김 사무관은 지난 11년간 쌓아놨던 글들을 모아 올 연말 시집을 출간할 예정이다. 김 사무관은 “마치 봄이 되면 까치들이 나뭇가지를 주워 집을 짓듯이, 출근길에 놓인 자연과의 교감을 주워 실은 이야기가 이번 시집의 주된 내용”이라며 “저에게는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값진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사실 김 사무관의 저서는 연말에 발표될 시집까지 총 아홉권이다.그동안 7권의 에세이집과 1권의 소설을 냈다. 김 사무관은 “과거보다 풍요로운 시대에 살고 있지만 동시에 정신적으로는 상대적 박탈감과 빈곤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과거의 우리 것, 우리 정서를 떠올리게 하는 글들을 책으로 엮게됐다”고 전했다.
김 사무관은 앞으로도 여건이 되는 한 걷기 출근을 계속한다는 계획이다. 글도 계속 쓰겠다는 각오다. 그는 “우면산과 관악산을 지나 과천 청사로 걸어가는 길이 그다지 힘들지 않다. 늘 새로운 아침이고 하루하루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며 “내일도 출근길이 기대된다. 그래서 행복하다”고 웃었다.

김세관
김세관 sone@mt.co.kr

슬로우 어답터로 IT. 방송.통신 담당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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