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ELW 스캘퍼 전용선 문제 안돼"

한국거래소가 증권사들이 스캘퍼들에게 전용선을 제공한 것은 "증권사들이 알아서 정하면 됐던 문제"라는 입장을 내놨다. 검찰이 전용선 제공을 '특혜'로 보고 있는 것과는 배치되는 입장이다.

황성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본부장보는 20일 금융위원회에 대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거래소 업무규정에서 연결방법과 회선 등에 대해서는 거래소가 제한하고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사철 의원(한나라당)이 "2009년 한 해 동안 스캘퍼들이 1043억원의 이익을 올렸지만 일반투자자들은 6360억원의 손실을 입었다는 통계가 있다"며 "(한국거래소 관리감독에)문제가 없는 것인가"라고 물은 것에 대한 대답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황 본부장보가 언급한 거래소 업무규정은 유가증권시장 업무규정 시행세칙 123조를 말한다. 이 조항은 주문이 접수됐을 경우 접수순서에 따라 증권사에서 주문단말기에 입력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검찰 측은 이 조항을 한국거래소 서버에 주문이 접수순서대로 들어가야 한다는 것으로 해석하고 전용선 제공이 이 규정을 위반한다고 보고 있다. 반면 증권사들은 주문순서대로 증권사 단말기에 입력하면 거래소 서버에 주문 도착순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스캘퍼들과 증권사 임직원들을 기소하며 자본시장법 178조의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를 적용했지만 이 조항이 모호한 부분이 많아 거래소 시행세칙에 대한 해석으로 법정공방이 번져 있는 상태다.

황성윤 본부장보는 "스캘퍼에 제공된 전용선의 경우 주문속도 면에서는 일반선과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전용선 제공여부는) 증권사가 알아서 정하면 됐던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머니투데이>와 가진 전화통화에서 "7월 관련 규정이 개정되기 전까지는 기존에 증권사들이 스캘퍼들에게 전용선을 제공해온 것이 규정을 어긋난 것이 아니라는 것이 거래소의 유권해석이었다"고 재차 밝혔다.

그는 다만 "전용선을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특정 위탁자에게만 서비스를 해줄 경우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그 같은 지적에 따라 7월 관련 규정을 개정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사철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증권사들이 스캘퍼에 전용선을 제공한 것이 특혜라고 거세게 몰아붙였다.

이 의원은 "현대증권 (7,370원 ▲10 +0.1%)의 경우 스캘퍼들이 활동한 이후 시장 점유율이 기존 9위에서 2위로 상승했고 수수료도 13억원이 들어왔다"며 "전용선이 특혜가 아니라면 스캘퍼들이 증권사 직원들에게 왜 수억원의 돈을 지급했겠냐"고 따져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