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몰아준 부당 행위 대기업은 계열사 매각해야

앞으로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대기업은 계열분리(매각)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일감 몰아주기'와 같은 부당 지원행위로 사익을 얻었을 때에는 기존의 과징금은 물론 최악의 경우 이 같은 시정조치를 받아야 하는 탓이다.

부당 내부거래를 목적으로 계열사를 신규 설립하는 것도 엄격한 사전심사를 통해 원천 금지된다. 지난해 정부가 '일감 몰아주기 과세'를 도입한데 이어 사실상 총수일가의 내부거래를 통한 사익취득행위를 근원적으로 차단하겠다는 것이라 재계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이종훈 새누리당 의원은 오는 25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경제민주화 2호 법안'인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기로 했다.

개정안에는 크게 계열사 설립과 행위에 대한 규제와 시정조치와 과징금 등의 구조적 교정책이 도입된다.

무엇보다 부당내부거래 목적의 계열사 신설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대기업 총수 자녀가 회사를 설립, 전폭적인 계열사 지원을 받아 회사를 키워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편법증여를 차단하겠다는 거다.


기존에는 독과점이 우려될 때에만 사전심사를 했지만, 공정거래법 제3장 '기업결합의 제한 및 경제력집중의 억제'에 '계열사편입 심사제' 관련 조항을 넣기로 했다. 대기업이 계열사를 신규 편입할 경우, 기존 계열사들과 내부거래 개연성이 얼마나 되는지 직접 심사해 승인하는 절차다.

설립 뿐 아니라 '행위 규제'도 개정안에 포함됐다. 내부거래를 하다 적발되는 기업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자산매각 및 영업양도 뿐 아니라 나아가 계열분리(회사 지분매각)라는 강력한 처벌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정당한 이유없이 경제력 집중을 남용해 부당 거래를 강제하거나 경쟁사업자를 배제하는 기업이 규제 대상이다. 자산, 자금, 인력 지원 등의 불공정 거래를 저지른 곳도 마찬가지다.

기존에는 부당 내부거래 적발기업에 과징금에 ‘위반행위 중지 명령’만 내릴 수 있어 처벌 및 제발 방지 효과가 미미했다.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시정조치 및 과징금 조항이 신설되고 '재발 방지에 필요한 조치'라는 문구가 삽입됐다. 이른바 ‘구조적 교정책’이다.

이 의원은 이날 머니투데이와 만나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부당 내부거래로 과징금을 받은) SK C&C 뿐만 아니라 LG와 현대 등 대기업들의 반발이 심할 것"이라며 "특히 구조적 교정책은 사안별로 시정조치와 과징금을 걸어둔 것으로 강도가 가장 높다"고 말했다.

한편 새누리당 내 경제민주화실천모임(대표 남경필)은 앞으로도 순환출자 규제, 공정위의 전속고발권 폐지, 금산분리 등을 포함한 제3·4호 경제민주화 법안을 발의하기로 했다.

순환출자 규제는 자기주식의 의결권 행사에 한해 시행하고 전속고발권은 전면 폐지보다는 '명백한 위법행위를 의도적으로 한 경우'로만 국한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출자총액제한제 부활 등은 이견이 많은 만큼 더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