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 루피 다시 하락...추가 절하 우려 고조

역대 저점으로 떨어졌던 인도 루피화 가치가 30일 다시 하락하며 추가 절하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인도 중앙은행(RBI)은 최근 몇 주 간 루피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해 왔다. 그러나 최근 인도 중앙은행의 메시지가 루피 절하를 막기 위한 노력을 이미 다 수행한 것처럼 비쳐지며 루피가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는 분석이다.


루피/달러 환율은 30일 59.92로 상승(루피 하락) 하며 2주 고점(루피 저점)을 나타냈다. 이번 달 초 RBI가 루피화 가치를 지탱하기 위한 긴축적 통화정책을 강화하며 오르던 루피의 방향이 바뀐 것.

이날 루피 절하를 부채질한 건 RBI의 성명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통화회의를 연 RBI는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외환시장이 안정화될 때 최근 유동성 긴축 조치를 되돌리겠다"고 밝혔다.

미즈호기업은행의 비쉬뉴 바라단 이코노미스트는 "RBI가 루피를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들을 되돌리겠다고 시사했는데 시장은 RBI가 성의 없이 (루피 절상을 위한 정책을) 시행해 온 것으로 받아들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RBI가 소통을 더 잘 했어야 한다"며 "경제에 좋은 것과 루피에 좋은 것을 구별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바라단 이코노미스트는 루피가 추가 하락에 취약하며 62루피/달러까지 갈 가능성을 거론했다.

루피/달러 환율은 지난 8일 역대 고점(루피 저점)인 61.21루피까지 상승(루피 하락) 했다. 5월 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양적완화(QE) 축소 가능성이 본격적으로 대두되며 신흥시장 자금 이탈 우려가 가속화된 영향이다.

RBI의 문제는 루피화 절상을 꾀하기 위한 정책이 경제성장 촉진과 상충한다는 점이다.

HSBC 애널리스트들은 "RBI는 여러가지 우려들의 균형을 맞추려 하고 있다"며 "외부적인 안정성을 유지하고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며 성장률을 촉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지금은 외부적 안정성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어 통화정책이 완화 기조로 돌아설 여지는 없다"며 "루피 절하 압력을 막기 위해 유동성을 더 타이트하게 유지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바라단은 RBI가 단기적으론 루피 안정화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루피가 더 절하되면 인도의 경상수지 적자가 확대되며 인도 경제에도 타격을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30일 RBI는 올해 회계연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7%에서 5.5%로 하향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