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발로 스마트폰 터치' 해보셨나요?

▲더콘테스트 '엽기 실험 UCC 공모전' 응모작 <닭발로 휴대폰 터치!!!! 대.성.공>

스마트폰은 꼭 손가락으로만 터치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포장마차에서나 볼 수 있는 닭발로도 스마트폰을 이용할 수 있다.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고, 문자 메시지를 작성하고, 전화를 거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


누가, 왜, 이런 엉뚱한 호기심을 갖고 실험까지 해봤을까? 다름 아닌 공모전을 통해서 이처럼 흥미로운 사실이 밝혀졌다. 수험생과 취업준비생들의 스펙 쌓기 수단이었던, 공공기관이나 기업들의 홍보 수단에 불과했던 공모전이 새롭고 다양하게 진화하고 있다.

올해 초 개설된 공모전 포털 사이트 '더콘테스트'(www.thecontest.co.kr)에서는 누구나 어떤 아이디어로든 직접 공모전을 개최할 수 있고, 심사에도 참여할 수 있다. 닭발도 스마트폰을 터치할 수 있다는 일상의 흥미로운 발견은 이 사이트에서 진행된 '엽기 실험 UCC 공모전'에서 이뤄졌다.

해당 UCC 응모자는 "요리 중 닭발 하나가 하수구에 빠져 버릴까 했는데 실험 공모전이 생각났다. 닭발로도 스마트폰 터치가 가능할까 싶었는데 아주 잘돼 놀라웠다"면서 작품을 올렸다.

▲이정민 더콘테스트 대표

여성 벤처기업가인 이정민 더콘테스트 대표(37)는 이처럼 새로운 공모전 플랫폼에 '뻔한 일상'이 아닌 '펀(fun)한 일상'이라는 코드를 심어 공모전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는 '내가 여는 아이디어 마켓'이라는 슬로건과 '공모전으로 일상이 즐거워진다'는 색다른 비전을 제시했다.

이 사이트에는 '음치왕 선발 대회', '허세 셀카 공모전', '남자들의 걸그룹 따라하기 공모전', '사 놓고 안쓰는 물건 사진전' 등 흥미로운 공모전이 수두룩하다. 트렌드도 실시간으로 반영된다. 갑을관계 문제가 이슈로 떠올랐을 때는 '부끄러운 일련의 사태, 꼴값왕 갑은 누구?'라는 앙케트 형식의 공모전이 바로 열려 큰 호응을 얻었다. 당시 윤 모 전 청와대 대변인이 1위로 뽑혔다.

개인이 직접 공모전을 개최할 수 있다는 것도 특장점이다. 애완동물의 예쁜 이름이나 휴가철 여행지, 다이어트 식단 등 개인적으로 필요한 정보가 있을 때 쉽게 공모전을 열어 대중들로부터 다양한 아이디어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 대표는 "더이상 공모전은 신춘문예의 전유물이 아니다"며 "요즘 대중들은 자신을 웃게 해주는 데 기꺼이 대가를 치르기 때문에 공모전 사이트를 웃고 즐길 수 있는 장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더콘테스트의 공모전은 스펙이나 상금이 아닌 소소한 일상의 재미를 추구한다"며 "공모전 문화에 혁신을 일으키고 싶다"고 강조했다.

대체로 소액의 상금이나 작은 상품이 주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재미있는 공모전에는 참여 열기가 뜨겁다. 이 대표는 "기업들이 기획한 평범한 공모전은 상금이 많아도 참여가 적을 때도 있지만 재미있는 공모전에는 작은 상품에도 많은 이들이 참여한다"고 말했다. 최근 더콘테스트에 공모전 대행을 의뢰하는 많은 기업들에 이 대표는 반드시 재미있는 공모전을 열자고 제안한다.

그간 화제를 낳은 공모전들은 방송도 많이 탔다. 이 대표는 현재 공모전 전문가로 많은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다. 창업 6개월도 안돼 지상파 3사에 모두 출연했다. 젊은층의 관심도 높다. 최근 대학생 서포터즈 모집엔 무려 400명 가까이 지원자가 몰렸다. 이 대표는 이 분위기를 몰아 공모전 시장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자타공인 '공모전의 여왕'에 등극하겠다는 바람이다.

응모작 심사에 네티즌들이 투표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한 것은 이 대표의 창업 동기와 관련이 있다. 대학생인 조카가 한 공모전에 참여했는데 주최측이 응모작을 열람하지 않은 사실을 알게 되고서 그는 분노했다. 그러나 응모작을 공개하고, 대중이 심사에 참여하는 오픈 플랫폼을 만들면 공정성을 확실히 보장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외국계 광고회사에서 3년 동안 일한 뒤 여러 사업을 벌였던 이 대표는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즉시 창업으로 실행을 옮긴다. 10년 전엔 커플들이 싸우는 모습을 보고는 곧바로 커플 용품 전문 쇼핑몰인 '더커플샵'을 창업해 작지 않은 성공을 이뤘다. 이번에도 '분노의 아이디어'는 곧바로 더콘테스트 창업으로 이어졌다.

최근에는 여러 아이디어를 더 보태고 있다. 공모전 당선작을 상품화하고 있다. 일례로 '커플 머그컵 디자인 공모전' 당선작을 실제 상품으로 만들어 팔고 있다. 당연히 판매 수익은 당선자와 공유한다. 개인 UCC의 부가가치 창출이며 일종의 '공유 경제'로도 볼 수 있다. 이 대표는 "주인을 찾지 못했을 뿐, 세상에 쓸모없는 아이디어는 없다"며 "앞으로 더콘테스트를 통해 가치 있는 아이디어들에 반드시 보상을 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TIP : '공모전의 여왕'이 알려주는 공모전 당선을 위한 '럭키세븐 전략'

①트렌드를 읽어라
우스갯소리 하나에도 시대의 트렌드가 담겨 있다. 공모 분야를 막론, 현재의 트렌드를 반영하고 대중의 취향에 호응하라. 재치와 유머는 어느 때나 트렌드다. 보는 이들을 웃게 만들 수 있다면 일단 가산점을 받고 시작할 것이다.

②평범한 제목은 무제보다 못하다
제목은 무조건 눈에 띄게 하라. 참여자가 많을 수록 당락의 50% 이상이 제목에서 결정된다. 밤새 만든 작품을 휴지통으로 가도록 만드는 제목은 차라리 무제보다 못하다.

③완성도 보다 참신함
기업이나 기관이 대중으로부터 아이디어를 공모할 때는 전문가 수준의 완성도를 요구하지는 않는다. 포토샵 만지느라 밤새기 전에 내 작품이 얼마나 개성 있고 독창적인지를 충분히 고민하라.

④출제의도 파악은 기본
시험 문제처럼 공모전도 주최자의 공모 의도가 있다. 공모전 개최의 숨은 목적을 반드시 찾아내라. 거기에 수상의 길이 있다.

⑤깔끔하게 정리하라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 비슷한 수준의 작품이 2개 있다. 당신이 심사위원이라면 어떤 작품을 뽑을까? 누구나 읽고 보기 편한 작품을, UCC의 경우에는 소리 잘 들리고 화질 좋은 작품을 뽑을 것이다. 좋은 아이디어도 깔끔하게 정리되었을 때 더욱 돋보이는 법이다.

⑥제안 양식은 반드시 준수하라
열 글자 이내의 양식이지만 열한 글자 썼다고 설마 떨어질까? 반드시 떨어진다. 작품이 너무 좋아 뽑아주고 싶어도 다른 참여자들의 문제제기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절대로 못뽑는다. 제안 양식은 무조건 지켜라.

⑦좋은 선구안을 가져라
아무리 상금이 많고 상품이 좋아도 자신 있는 분야가 아니라면 과감히 포기하자. 자신의 특기를 발휘해 당선될 만한 공모전이 무엇이 있는지부터 철저하게 조사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