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만에 또… '한울원전 5호기' 가동중단(종합)

경북 울진에 있는 한울 원자력발전(원전) 5호기가 가동을 멈췄다. 한울 원전 5호기는 지난해 7월 현장직원의 기기조작 미숙으로 가동이 중단된 적이 있었는데, 6개월만에 또 정지한 것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은 한울 원전 5호기가 29일 새벽 4시17분 갑자기 가동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아직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내부 점검단을 투입해 자세한 원인을 알아보고 있지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수원 관계자는 "한울5호기가 정상 가동 중 원자로 정지신호 발생으로 자동 정지했다"며 "현재 상세한 원인을 파악 중인데 하루 이상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원자로는 안정 상태를 유지중이고, 방사능 유출 등 특이사항은 없다"고 덧붙였다.


한울 5호기는 2004년 7월 29일 상업운전을 시작한 가압경수로 방식의 원전으로 전력공급 설비용량은 100만kW다. 원전이 고장으로 가동을 정지한 것은 지난해 12월4일 전남 영광군 한빛 3호기 이후 처음으로, 올해 첫 원전 가동중단 사례다.

한울 5호기의 가동 중단으로 현재 가동을 정지한 원전은 모두 4개로 늘었다. 한빛 4호기가 지난해 11월14일, 한빛 5호기는 지난해 12월12일 각각 계획예방정비에 들어갔고 월성 1호기는 설계 수명이 다해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계속 운전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현재 예비전력에 여유가 있어 원전 가동중단에도 전력수급엔 큰 차질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전력공급능력은 8224만kW로 최대 전력수요가 7150만kW에 불과해 예비전력이 1000만kW를 넘어서고 있다. 전력당국 관계자는 "설 연휴를 앞두고 많은 산업체가 조업을 일찍 마칠 것으로 예상돼 수급에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한수원은 국내 원전에 설치된 콘크리트 팽창형 앵커에 대해 제조사인 힐티가 제품결함을 통보해 리콜에 들어갔다. 콘크리트 팽창형 앵커는 기기·배관·전선 등을 콘크리트 구조물에 고정하는 자재로, 힐티는 최근 한수원에 "2011년 5월부터 지난해 8월 사이 제작된 일부 제품에 결함이 있어 성능저하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힐티는 한국과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 각국의 구매자 및 규제기관에 제품결함을 통보했으며, 해당제품에 대해서 자발적으로 리콜키로 했다. 문제가 된 제품은 국내에서는 월성 1∼4호기, 고리·신고리·한울 1호기, 신월성 1∼2호기와 현재 건설 중인 신고리 3∼4호기 등 11개 원전에 납품됐다.

한수원 관계자는 "원전 안전성엔 큰 영향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제조사의 자발적 리콜계획에 따라 해당제품을 전량 교체할 계획"이라며 "즉시 교체가 불가능한 일부 제품은 안전성평가를 통해 각 원전의 계획예방 정비 기간에 해당 제품을 교체할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