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가 본 '파생상품 양도소득세 과세' 쟁점은?

여야가 파생상품 거래를 통한 양도 차익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부과하기로 합의, 증시에 미칠 영향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번 여야 합의는 정부가 요구한 '거래세'가 아닌 미국·영국·독일·프랑스·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처럼 금융소득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매기는 것이어서 불가피한 과정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과세방안이 어떻게 결정되느냐에 따라 시장에 미치는 파장은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파생상품 거래에 따른 양도차익 과세는 크게 △현·선물간 과세 형평성 △차익·헤지거래 등 특수거래 △세율 및 과세방법 등의 측면에서 논란이 증폭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현·선물간 과세 형평성 문제는 현물은 거래세를 부과하고 있는 상황에서 선물에 대해서만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것에 대한 형평성이다. 그렇다고 현물처럼 선물에 거래세를 부과하는 것은 파생상품시장 위축이 불가피하고, 현물에 양도소득세를 과세하는 것도 정부 입장에서 선택하기 어렵다.

유럽연합(EU) 집행위회의 경우 올해부터 11개국만 주식·채권 거래에 0.1%, 파생상품 거래에 0.01%의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도입키로 했지만 경제적 악영향 때문에 도입이 지연되고 있다.


차익·헤지거래 등 특수거래는 상황이 더 복잡하다. 차익거래 면에서 살펴보면 우정사업본부의 경우 지난해 현선물 차익거래에 증권거래세를 부과하면서 차익거래가 급감(△99%)하고 이에 따라 증권거래세 수입(△58%)도 크게 줄었다.

헤지거래의 경우 투자자가 주식을 팔지 않고 선물을 매도했다가 주식가격이 하락했을 경우 현물은 손실을 보지만 선물은 이익을 얻게 된다. 투자자는 제로섬이 되지만 선물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낼 경우 손실을 입게 된다. 파생상품시장에 참여할 이유가 없어진다.

세율 및 과세방법도 정밀해야 할 부분이다. 여야가 합의한 대로라면 유력한 안은 파생상품을 매각할 때 발생하는 양도차익을 소득세 과세 대상으로 규정하고 10%의 소득세를 부과하는 새누리당 나성린 의원안이다.

하지만 다양한 상품이 존재하는 파생상품시장에서 일률적으로 세율을 부과할 경우 고빈도 거래와 같은 특정상품 거래에는 악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된다. 또 미국처럼 단기 헤지거래냐, 장기 헤지거래냐에 따라 세율 차이를 달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과세는 1년 단위로 진행되는데 1~2년 사이의 헤지거래는 과세 기준이 복잡해진다"고 말했다.

이호철 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장은 "여야가 어떤 안과 세부기준으로 파생상품 거래에 따른 양도차익을 과세할 지는 이제부터 중요하다"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법안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