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체계 개편, "임금 구성 단순화, 연공성 완화"

고용노동부는 '합리적 임금체계 개편 매뉴얼'을 발간해 19일 배포했다.

지난해 60세 정년제 입법을 계기로 학계와 산업현장에선 현행 임금체계의 문제점과 향후 개편 방향에 대한 논의가 확산돼 왔다. 개별 기업들의 경우 임금체계 개편의 방향·방법에 대한 검토를 시작한 상황이다.

이에 고용부는 노동연구원과 함께 '합리적 임금체계 개편 매뉴얼'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향후 임금체계 개편의 방향을 제시하고, 노사간에 대화와 협력을 통해 자율적으로 임금체계를 개편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매뉴얼에선 임금체계 개편 방향으로 △기본급을 중심으로 임금 구성항목을 단순화 △임금결정기준으로서 기존 연공급(호봉제)의 연공성 완화 △대안으로서 직무급·직능급 등의 도입 △성과와 연동된 상여금 또는 성과급 비중 확대 등이 제시됐다.

노동연구원이 개발한 자동차제조업(생산직), 병원(간호직), 은행(사무직)의 임금체계 개편 모델도 포함됐다. 임금체계 개편 모델은 시안적이고 표준적 성격을 띠고 있다. 향후 업종별로 구체적인 모델 적용 및 컨설팅 등을 통해 보완해 나갈 예정이다.

고용부는 현행 임금체계의 문제점으로 임금이 근속에 따라 정기적으로 상승하는 연공급으로 지급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근로자간의 연공(근속기간)에 따른 임금격차는 다른 나라에 비해 현저히 높은 수준이다.


고용부에 따르면 100인 이상 사업체의 71.9%가 연공급을 운영하고 있다. 기업규모가 클수록 도입 비율이 높다(100인 미만 36.0%, 300인 이상 79.6%). 특히 생산직 근로자의 경우, 신규자 대비 30년 경력자의 임금이 3.3배로 나타났다. 독일(1.97배)과 프랑스(1.34배)보다 높은 수준이다.

고용부는 이러한 연공급제는 60세 정년제 및 고령화 추세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중장년 인력 고용에 부담을 느낀 기업은 희망퇴직 등의 형태로 조기퇴직을 실시하는 등 중장년의 고용불안정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기업의 평균정년은 58.6세지만, 근로자가 체감하는 실제정년은 53세로 조기퇴직이 일반화된 상황이다. 기업에선 연공급에 따른 인건비 증가를 우려, 청년들의 신규채용을 주저하고, 정규직으로 채용할 인력을 비정규직으로 채용하는 등 일자리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편, 임금체계 개편은 기업의 전반적인 인사노무관리 시스템과 연관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근로자와도 충분히 협의해 추진해야 할 사항으로 개별 기업별로 상당한 검토와 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고용부는 임금체계 개편을 중장기적인 노동시장 개혁의 핵심과제로 삼고, 노사의 자율적인 임금체계 개편을 위한 여건 조성에 노력할 방침이다.

노동연구원을 통해 임금체계 실태조사 및 사례 연구를 진행하고 연차적으로 업종을 확대해 임금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노사발전재단의 임금직무체계 개선 컨설팅도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