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차잔고 사상최대…'숏커버링' 종목에 주목

롱숏펀드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대차잔고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스피가 2000선에 안착할 경우 숏커버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 코스피 지수가 다시 2000선을 넘어선 가운데 최근 국내 증시의 대차잔고가 사상 최고치에 이르렀다. 대차거래란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판단될 경우 주식을 빌려다 매도하고, 이후 반등이 예상되면 주식을 되사서 현물로 갚는 것을 말한다.


지난해 말 10억6079만주 수준이던 대차잔고는 이달 15일 14억3959만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액 기준으로는 지난 9일 47조2456억원을 나타내며 증시 역사상 가장 높았다. 지난 주말 대차잔고는 14억2965만주, 46조3668억원으로 최고치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처럼 대차잔고가 급증한 것은 무엇보다 롱숏펀드의 활성화와 공매도 완화 조치에 힘입었기 때문이다. 롱숏펀드의 설정액이 2조5000억원으로 급격히 늘어났고 롱숏 펀드 숫자도 올 들어 10개 이상 늘어났다.

시장에선 대차잔고 추이를 감안할 때 대규모 숏커버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숏커버링은 기관 등이 앞서 빌려서 공매도한 주식을 되갚기 위해 시장에서 주식을 다시 사들이는 것을 의미한다. 공매도와 반대로 해당 종목의 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롱숏펀드의 수익률이 약화되고 있다는 점도 숏커버링 발생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2013년 이후 8%의 누적 수익률을 기록하던 롱숏펀드는 4월 들어 -0.35%의 월간 수익률을 기록하며 수익률이 약화되고 있다"며 "코스피 2000선 돌파 시도에 따른 선물 매도 포지션 손실도 영향을 미쳤겠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낙폭과대 종목의 상승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업황 사이클의 악화로 낙폭이 컸던 종목들을 중심으로 반등세가 나타나면서 숏포지션(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을 매도)에서 수익률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코스피가 2분기 중 박스권 상단인 2050선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며 "사상 최고치에 달하는 대차잔고에 대한 숏커버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유망종목으로 시가총액 50위 이내 중 대차찬고가 사상최고치를 기록한 종목 가운데 공매도 거래량이 증가하고 주가가 저점 권역에 있다고 판단되는 POSCO (394,500원 ▲2,000 +0.51%), SK이노베이션 (106,700원 ▼800 -0.74%), 엔씨소프트 (171,200원 ▼1,300 -0.75%), 기업은행 (13,850원 ▲290 +2.14%), 삼성물산 (48,100원 ▲2,300 +5.0%), 신한지주 (46,750원 ▲3,250 +7.47%), 롯데케미칼 (100,000원 ▼400 -0.40%)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