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해진해운, 산은서 100억 대출받아 '노후' 세월호 개보수

세월호는 1994년에 건조 된 정원 912명(6825톤급)의 여객선으로 청해진해운은 산업은행에서 100억원의 차입을 받아 세월호를 개보수 했다. /사진=뉴스1

청해진해운이 폐선에 가까운 '세월호'를 일본에서 수입한 후 개보수를 통해 선박의 수명을 연장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청해진해운은 이 과정에서 산업은행으로부터 100억원의 차입금을 받았다.

산업은행은 이와 관련, 특혜대출 의혹이 번지자 대출과정은 적법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산은 대출금이 결과적으로 대재앙을 가져온 '세월호'의 취항을 도운 셈이어서 산은이 난처한 입장에 놓였다. 더욱이 세월호의 수입과 면허획득, 시설개조, 안전점검, 운항허가 등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예정돼 있어 산은 특혜대출 의혹에 대한 조사도 불가피해 보인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청해진해운은 2012년 10월 산업은행에 세월호를 담보로 대규모 자금 대출을 요청했다. 산은은 청해진해운의 계약서 및 개보수 관련 견적서를 토대로 선박 구입자금 116억 원, 개보수 자금 30억 원 등 소요자금이 146억 원이라고 계산했다.

산은은 이중 청해진해운의 보유자금 50억 원을 제외한 100억 원을 대출해줬다.


청해진해운은 이렇게 산은으로부터 받은 개보수 공사를 통해 세월호의 가치를 높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청해진해운이 감사보고서에서 세월호에 대한 분류를 2012년 '건설 중인 자산'에서 2013년 유형자산으로 분류했기 때문이다. 세월호를 실제 영업을 할 수 있는 자산으로 바꾼 것이다.

산은에 따르면 세월호가 리모델링을 한 시점은 2013년 2월이다. 이 배는 1994년 진수돼 2012년 9월까지 일본 규수 남부에서 운항됐다. 청해진해운은 2012년 10월 일본에서 해당 선박을 사들였다. 20년인 수명이 불과 2년 남아있던 시점이었다.

이어 2013년 2월에는 산은으로부터 빌린 자금으로 개보수를 마친 후 검사를 받아 내용연수(남은 수명)를 2018년까지 늘렸다. 당초 2년 남아있던 수명이 5년 더 늘어난 것이다. 선박의 장부가치도 2012년 말 기준 126억여원에서 지난해 말 168억 원으로 늘어났다.

노후화된 사고 선박을 수입해 개보수 후 수명을 늘렸고, 이 과정에 산은의 대출로 개보수 비용을 댄 것이다.

다만 산은은 세월호 대출 과정에서 특혜 등의 가능성은 없다고 해명했다. 산은은 "은행의 여신취급 지침에 따라 계약서 등을 검토한 뒤 소요자금의 68.5%를 대출해줬다"고 설명했다.


산은은 세월호가 지난해 내용연수를 2018년까지 5년 늘린 것도 해운법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해운법 상 일반선박의 내용연수는 20년이며, 20년 만기 후에도 5년간은 매년 검사를 받는 조건으로 추가 사용이 가능하다는 해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