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카카오톡·밴드 재난시 연락수단 공식화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세월호 사고현장에서 피해 학생과 가족이 카카오톡을 통해 주고받은 메시지.

"누나, 배가 이상해. 쿵소리 났어. 그동안 못해줘서 미안해. 엄마한테도 전해줘. 사랑해."

생사가 갈린 세월호 침몰현장에서 꽃같은 학생들이 남긴 마지막 메세지는 문자도 전화도 아닌 카카오톡 그룹채팅이었다.

서울시를 비롯해 일부 지자체의 재난대응 매뉴얼에도 카카오톡과 네이버 밴드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공식 연락체계 수단으로 올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올해부터 '재난현장 지휘 매뉴얼' 상에 카카오톡과 네이버 밴드를 비롯한 SNS를 사고발생 초기 공식 보고체계로 명시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안전사고 발생시 현장의 급박함을 고려해 불필요한 보고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평소 시 간부들을 그룹으로 설정해놓고 비상상황에는 SNS 그룹채팅 메시지나 더 다급할 경우 현장사진을 휴대폰으로 찍어 SNS로 실시간 공유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난현장에서는 팩스나 이메일을 통한 보고에 시간이 걸리고 그마저 접수 당사자와의 일방향 커뮤니케이션만 가능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보완 수단으로 SNS 그룹채팅을 공식 위기관리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명시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시 관계자 역시 "SNS 그룹채팅의 또 다른 장점은 재난 관련 복수의 관계자들과 실시간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고 이를 '공유'할 수 있기 때문에 중복보고에 따른 사고 초기 시간낭비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SNS를 통한 보고 체계는 같은 조직 내부 구성원들끼리만 가능하다는 한계도 있다. 일례로 서울시 종합상황실의 중앙상황실(소방방재청 및 안전행정부)과의 핫라인 수단은 문자, 전화통화, 팩스로 알려졌다.

해양수산부의 '해양사고(선박) 위기관리 실무 매뉴얼'에도 사고 발생시 지방청은 상황정보 시스템을 이용하고 해양청 및 수협은 사고보고서를 팩스로 이용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한편, 검경합동수사본부는 세월호 사고 현장 당시의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세월호 탑승자 400여명의 카카오톡 대화내용을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