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부품 쓰면 돈주는 車 보험 나온다

완성차 업체의 상표를 붙인 소위 '순정부품'이 아닌 일반 부품사의 부품을 사용하면 수리비의 일정액을 보상해주는 자동차보험이 나온다.

터무니없이 비싼 수입차 수리비 등을 줄여 보험료 인하 효과를 불러오는 한편 국내 부품산업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21일 보험업계와 자동차부품업계 등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대체부품 활성화를 위한 자동차보험 상품개발 방안을 검토했다.

대체부품이란 부품 제조업체가 독자적으로 공급하는 부품으로서 자동차제조업체가 공급하는 것(OEM 부품)과 품질과 성능이 동등하다고 품질인증기관이 인증한 부품을 말한다. 물론 대체부품이 더 싸다. 현대차의 경우 현대모비스 등이 공급하는 부품, 벤츠나 BMW 같은 수입차라면 공식 서비스센터에서 공급하는 부품들이 모두 순정(OEM)부품이다.

우리나라 부품시장은 자동차제조업체의 독점적 공급구조가 고착화돼 있다. 부품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선진국들은 수리용 부품의 30~40% 이상을 대체부품으로 사용하지만 우리나라는 순정을 고집하는 경향이 강해 대체부품 사용비율이 5% 미만이다.


그만큼 수리비가 비싸고 이는 결국 자동차 보험료 인상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수입차 수리비는 값비싼 부품 가격 탓에 국산차 수리비의 5배 가까이 된다. 2013년 자동차보험 지급보험금 4조8000억원 중 부품비는 2조2000억원, 수입차 부품비는 5000억원에 달했다. 보험사고건수는 5%대지만 보험 수리에 지급된 부품 가격이 전체 부품비의 1/4에 육박한다.

금감원은 정부의 대체부품 활성화 정책에 맞춰 보험 상품에도 대체부품 선택권을 적용키로 했다. 이미 인증기관이 대체부품의 성능과 품질을 인증할 수 있도록 개정된 자동차관리법이 2015년1월부터 시행에 들어가며 국토교통부는 법 시행에 맞춰 품질인증제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준비 중이다. 한국자동차부품협회가 인증기관으로, 보험개발원 기술연구소가 시험기관으로 각각 선정될 예정이다.

먼저 기존에 마련된 '중고부품 특별약관'에 대체부품도 포함한다. 보험가입자가 대체부품으로 수리하면 새 부품 가격의 일정 비율을 보상하는 제도다. 중고부품의 경우 새 부품 가격의 20%를 보상해주고 있다. 소비자가 중고부품을 사용하기 꺼려해 그동안 이 특약의 이용건수가 미미했지만 대체부품이 포함되면 활용이 늘어날 전망이다.

이와 별도로 대체부품 사용을 보험계약자가 선택할 수 있는 특별약관도 따로 만들 예정이다. 한국자동차부품협회 관계자는 "대체부품은 불량품이라는 식의 대기업 홍보전략 때문에 부품 값이 관행적으로 비싸졌다"며 "대체부품 사용이 많아지면 보험료 인하효과는 물론 국내 영세 정비업체의 수익성이 강화되고 나아가 대기업 납품에만 의존해오던 중소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자사 브랜드로 대체부품을 유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소비자들의 인식 전환이 과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은 순정부품 선호도가 너무 강해 대체부품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게 관건"이라며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중고부품 특별약관처럼 유명무실한 상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