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공룡' 샌즈그룹, 내수부진 국가마다 '달콤한' 투자?

'라스베이거스 샌즈 그룹'(이하 샌즈그룹)이 서울 강남권에 '10조원 투자'를 제안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내국인 카지노라면 매출의 50% 이상을 이익으로 거둘 수 있다는 자신감이 깔려있다. 샌즈그룹은 이미 세계 곳곳의 복합리조트에서 이 같은 사업 수완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카지노 사업을 바탕으로 고수익을 올려 투자 원금을 빠르게 회수한 뒤, 다시 이를 실탄 삼아 또 다른 투자에 나서는 '문어발식' 카지노 확장 전략이 샌즈그룹의 사업 모델이다.

겉으로는 '복합리조트'를 표방하지만 사실상 샌즈그룹의 대부분 수익은 카지노 사업에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샌즈그룹은 카지노 사업에서 114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그룹 전체 매출의 79%에 달한다. 호텔(10%)과 식음료(5%), 쇼핑몰(3%), 컨벤션센터(3%) 등의 매출 비중은 극히 낮은 편이다. 복합리조트는 '카지노의 들러리'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룹 성장성도 카지노 사업이 이끌고 있다. 지난 2년간 샌즈그룹의 매출은 연평균 23.5% 증가했는데 카지노 사업 매출 증가율은 26.5%씩 늘었다.

카지노 사업을 중심으로 한 샌즈그룹 사업의 경쟁력은 막대한 투자 수익률에 있다. 샌즈그룹의 경영 기본 방침이 "세계 어떤 시장에 투자해도 투자수익률이 20%를 넘어야 한다" 일 정도다. 샌즈그룹이 서울 강남 투자에 내국인 카지노를 허용해줘야 한다는 전제 조건을 까는 이유도 결국 카지노로 고수익을 올려야 투자원금을 가장 빨리 회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카지노를 앞세운 고수익 투자사례가 2010년 56억달러를 투자한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다. 샌즈그룹은 당초 투자원금 회수에 7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보다 2년여 빠른 올해 투자원금 회수가 가능할 전망이다. 업계 일부에서는 이미 지난해 투자원금을 회수했을 것이라는 진단도 있다.


실제 지난해 투자원금 대부분이 회수된다고 가정한다면 샌즈그룹은 싱가포르에서 지난 4년간 당기순이익으로 56억달러를 챙긴 셈이다. 미국 전자공시시스템(EDGAR)에 따르면 샌즈그룹이 4년간 싱가포르에서 올린 매출액은 총 104억2000만달러. 따라서 샌즈그룹은 싱가포르에서 매출액의 54%를 매년 순이익으로 가져갔을 가능성이 있다.

14년전 진출한 마카오 사업도 거대 자본과 고수익 카지노의 합작품이다. 샌즈그룹은 마카오 진출 당시 2억6000만달러를 투자했는데 이를 카지노 개장 9개월만에 모두 회수했고, 이후 66억달러를 추가로 챙겼다.

싱가포르와 마카오 등에서 빠른 속도로 투자금액을 회수한 뒤 이익을 챙겨 한국이나 일본 등 내수 부진에 시달리는 국가에 '대규모 투자'를 내세워 카지노 사업을 벌이려는 것이 샌즈그룹의 속내다.

특히 일본에서도 아베 신조 총리가 2020년 도쿄 올림픽 때까지 범정부 차원에서 카지노와 호텔, 컨벤션센터, 쇼핑몰 등을 포함하는 싱가포르 통합리조트 방식의 내국인 카지노(내국인은 유료 입장)를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샌즈그룹이 건립한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의 일본판으로 볼 수 있다. 샌즈그룹은 유럽 금융위기 이후 극심한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스페인에도 비슷한 투자의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샌즈그룹은 카지노를 필두로 호텔, 식음료, 쇼핑몰, 컨벤션센터 등으로 구성된 '복합리조트' 개발 회사로 지난해 연간 144억9000만달러(14조88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셀던 아델슨 샌즈그룹 회장은 보유 자산규모가 381억달러로 전 세계 부자 순위 9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