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LG가 '깨끗한나라' 3세 경영 본격화하나

깨끗한나라 오너 일가 지분율 현황/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깨끗한나라 (2,220원 ▼60 -2.63%)가 3세 경영구도를 본격화하고 나섰다. 최대주주가 희성전자에서 최정규씨로 변경된 것. 최 씨는 깨끗한나라 최병민 회장의 막내아들이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최정규씨는 지난 25일 장내매도를 통해 희성전자로부터 깨끗한나라 주식 597만1526주(18.28%)를 사들이며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이로써 희성전자가 보유한 깨끗한나라의 지분은 기존 53.36%에서 17,68%로 줄었다.


정규씨는 아버지인 최병민 회장과 어머니 구미정 씨, 누나인 최현수 깨끗한나라 이사, 최윤수씨 등 특수관계인 11명과 합계지분율 43.64%로 깨끗한나라의 실질적 오너가 됐다.

깨끗한나라는 최병민 회장의 아버지인 고(故) 최화식 회장이 설립한 대한펄프를 모태로 한다. 최 회장은 지난 1980년 아버지로부터 대한펄프를 물려받아 이끌어왔는데 백판지 등 제지업을 주력사업으로 기저귀, 화장지 등 위생용지 시장에 진출하며 탄탄대로를 걷다 무리한 사업확장과 글로벌 금융위기 사태 등으로 지난 2009년 위기를 맞았다.

다급해진 최 회장은 처가에 'SOS'를 쳤다. 최 회장은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둘째 사위다. 결국 최 회장의 처남인 구본능 회장이 이끄는 범LG가 희성그룹 계열사인 희성전자가 780억원을 들여 깨끗한나라 유상증자에 참여했고, 2009년 4월 최대주주가 됐다. 이후 희성전자는 이기주 전 희성전자 부사장을 깨끗한나라의 전문경영인으로 선임하고, 재무건전성 개선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회사가 안정궤도에 오르면서 최 회장은 지난 2012년 상임 등기이사로 깨끗한나라에 복귀했다. 다만 복귀 이후 그는 한국제지연합회 회장 및 제지자원진흥원 이사장 취임 등 회사 실무보다는 대외 활동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처남매제 지간인 구 회장과 최 회장간 불협화음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아울러 최 회장이 처남으로부터 회사를 되찾아올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이번에 최 회장의 막내아들인 정규씨가 깨끗한나라의 최대주주가 되면서 이같은 시나리오는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대신 3세 경영구도 확립에 더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다만 정규씨가 1992년생으로 아직 어리다는 점, 현 이기주 대표이사의 임기만료까지 2년정도가 남았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정규씨가 경영일선 전면에 나서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깨끗한나라 관계자는 "(정규씨가) 당장 경영에 참여하지는 않더라도 후일을 위해 큰 틀에서 3세 경영구도를 그려놓은 것으로 보인다"며 "아버지인 최 회장으로부터 제지산업 전반에 대한 지식과 경영 노하우를 전수받고, 마케팅 등에서 5년 넘게 실무 경험을 쌓은 누나 최현수 이사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