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더힐 타당성조사위 단장 교체 감정원 부당한 요구 탓"

서울 용산구 독서당로(한남동) '한남더힐'의 감정평가에 대한 타당성조사를 둘러싸고 국토교통부를 앞세운 한국감정원과 감정평가업계의 대립이 본격화될 조짐이다. 특히 타당성조사위원회의 조사단장 교체를 두고 양측이 서로 다른 입장을 밝히고 있어 진실공방에 따른 후폭풍이 예상된다.

한국감정평가협회는 30일 국토교통부의 '한남더힐' 감정평가사·법인 징계에 대해 타당성조사 결과와 절차에 문제가 있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협회는 이날 배포한 자료를 통해 "타당성조사위원회 조사단장의 사직과 관련해 업계 관계자들이 확인한 결과, 타당성조사와 관련해 경영진의 부당한 요구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사직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에 국토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타당성 조사위원회 조사단장의 퇴직과 한남더힐 타당성 조사 심의결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조사단장은 지난 2월 27일 사직원을 제출했으나 감정원에서 만류함에 따라 4월 1일 재차 사직서를 제출했고 4월 4일 본인희망 하에 퇴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감정원 역시 "담당 임직원을 본인의 의사에 반해서 '교체'한 사실이 전혀 없으며 임·직원의 만류에도 본인들의 강력한 의사에 따라 사직하거나 자리를 옮긴 것"이라며 "요구시 본인들에게 직접 확인해 줄 수 있다"고 강력하게 반박했다.

지난해 말 '한남더힐'의 감정평가 문제가 불거진 후 국토부는 감정평가에 대한 타당성조사를 한국감정원에 의뢰했다. 이 과정에서 4개월간 실무를 총괄했던 조사단장이 지난 4월 갑자기 건강상 사유로 사표를 내고 감정원을 떠났다. 이 과정에서 조사단장이 감정원 경영진과 의견 충돌이 있어 쫓겨났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국토부와 감정원은 조사단장의 교체는 개인상의 이유일 뿐 이번 타당성조사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인 반면 협회는 조사단장이 돌연 사직한 것은 감정원 경영진이 부당한 요구를 했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이 진실공방의 결과에 따라 이번 타당성조사에 대한 신빙성도 판가름 날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애당초 타당성조사 과정에서 가격을 제시하지 않던 관례를 깬 것부터가 잘못돼 여러 논란을 일으켰다"며 "조사단장이 그만둔 것도 적정가격 제시를 두고 입장차이가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게다가 협회는 "타당성조사의 객관성은 차치하고라도 감정평가시장에서 감정평가업자로서 지위를 갖는 감정원이 다른 감정평가법인들의 평가결과에 대해 타당성조사를 수행한 것 자체가 본질적인 문제"라고 강조했다.

협회는 감정평가법인에 대한 징계도 소속된 특정 평가사의 잘못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법인을 징계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협회 한 관계자는 "한남더힐의 경우 시장 거래가 활발하거나 가격대에 공감이 형성되는 일반적 부동산과는 달리 적정 거래가격이 어느 정도에서 형성될지 다양한 견해 차이가 있다"며 "감정원이 타당성조사를 통해 제시한 가격대가 적정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