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패 충격 새정치연합, 책임론·조기전대 요구 빗발칠까?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서울=뉴스1)박철중 기자 =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상임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안철수 공동대표는 7.30 재보궐선거와 관련해 “세월호 참사와 인사참사 유병언 수사에서 보여줬던 정부의 무능과 새누리당에 책임 묻는 선거다. 선거를 통해 변화 시킬 수 있다. 진상규명 위한 세월호 특별법도 통과 시킬 수 있다. 유권자 여러분이 행동으로 보여 주셔야 한다”고 말했다. 2014.7.30/뉴스1

7·30 재보선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참패했다. 청와대 인사참사와 유병언 수사과정서 보여준 무능 등 야권에 유리하게 조성된 환경을 이어가지 못하고 '공천 파문'이란 실책으로 결국 자멸했다.

정부여당은 이번 선거 완승으로 '박근혜정부 중간평가'를 무사히 넘기게 돼 강한 국정운영의 동력을 얻게 됐다. 정부여당은 과반을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내수 경기 활성화, 경제 회복 등을 추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반면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는 리더십 위기에 휩싸이며 '책임론'은 물론 조기전대 요구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도권에서 참패한 것은 물론 그동안 야권의 전통 텃밭이던 전남 순천·곡성 마저 새누리당에 내주는 대참사가 발생, 야당지도부의 입지는 더욱 좁아졋다.

야당은 이번 선거과정에서 세월호 참사, 안대희·문창극 후보자의 잇단 낙마 등 인사참사, 유병언 수사에서 보여준 무능 등으로 커진 정부에 대한 비판 여론을 지지로 끌어오지 못하는 리더십 부재를 보였다는 지적에 휩싸였다.

특히 권은희 후보 전략공천 부적절성 논란, 광산을에 공천을 신청한 기동민 후보를 서울 동작을로 돌려막기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파장, 허동준 동작을 지역위원장의 극한 반발 등 이른바 '공천파문'은 수도권 유권자들이 새정치연합에 등을 돌리는 빌미를 제공했다.

공천파문으로 분위기가 극도로 악화되자 안 공동대표는 "15곳 가운데 5곳만 이겨도 잘하는 선거"라며 승리 기준치를 '5석'으로 제시했다. 이는 지나치게 보수적인 목표로 책임론을 피하려는 것이라는 당내 비판 여론에 직면했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은 막상 뚜껑을 열자 목표로 제시한 5석에도 못 미치는 4석이란 초라한 성적표를 거뒀다.

김한길·안철수 두 공동대표의 거취문제가 당장 표면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친노(친노무현)와 486그룹 등 당내 비주류를 중심으로 지도부 교체 주장이 빗발칠 것으로 예상된다. 비대위 체제 전환과 조기 전당대회 요구도 거세질 전망이다.

새정치연합 친노계 한 의원은 "많은 의원들이 개표를 지켜보면서 머리속에서 '조기전대'란 단어를 동시에 떠올렸을 것"이라며 "유리한 선거 구도에서 이 같은 참혹한 패배를 낸 지도부의 책임론 제기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무조건적 책임론 제기는 무책임하다는 견해도 있다. 새정치연합이 사사건건 계파갈등과 반목에 발목잡혀 제대로 된 지도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상황도 인정해야 한다는 것.

새정치연합의 한 온건파 의원은 "언제까지 책임론을 제기하며 당을 불안하게 만들 것인가"라며 "지금까지 단 한번도 당 지도부에 힘을 실어준 적도 없고 비판만 하던 세력들이 막상 선거 결과가 안좋게 나오자 당 지도부를 옭죄는 성토를 물밀듯 내놓는 것은 올바른 행동은 아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