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V·DTI 완화 첫 날, 금융사 창구 '신중 속 꿈틀'

주택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부동산 금융규제 완화 첫 날인 1일 은행과 2금융권의 창구는 예상보다는 한산했다. 이사 비수기인 한여름인데다 휴가철이 겹쳐 당장 대출에 나설 소비자들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갈아타기' 또는 추가 대출을 고민 중인 소비자들의 사전 질문은 늘어났다.


신한은행 A지점 관계자는 "미동도 없다. 대출 상담보다는 오히려 월 초라 일상적 업무로 바쁘다"며 "LTV·DTI 제도 변경에 대한 문의가 몇 건 있긴 했지만 휴가철인 것을 감안하면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관심은 크지 않은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B지점 관계자는 "대환(갈아타기) 문의는 한 건 있었지만 실제 대출을 받아야겠다는 적극적인 상담보다는 흐름을 알아보긴 위한 문의였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C지점 관계자 역시 "오전에 '추가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한도가 얼마인지' 등 규제 변화 관련 질문이 6건 있었지만, 갈아타기 등 새로운 대출을 위한 문의는 없었다"며 "소비자들이 처음에 '해볼까'라는 단계의 고민에서 '해보자'라고 확신하는 단계까지는 2~3달은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대출 수요자들이 흐름을 관망하는 분위기도 엿보였다. 국민은행 D지점 관계자는 "오전 중 '2금융권의 대출을 갈아탈 수 있느냐'는 문의는 서너건 정도 있었다"면서도 "현재 은행의 대출 금리 수준이 더 낮아질 수 있는지 가능성을 묻는 질문도 있었다"고 전했다.

신중한 은행 창구의 분위기에 비해 LTV·DTI 한도 변화의 수혜자로 지목받고 있는 2금융권 대출자들은 술렁였다. 특히 은행권에 비해 비교적 고금리인 상호금융기관·저축은행 등의 이용자들은 현재 대출을 이용하고 있는 금융사에 중도상환수수료 부담 규모 등을 묻는 등 보다 구체적인 행동에 나섰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직접 영업점을 찾아와 갈아타기 계획을 상담하는 경우는 드물었지만, 'LTV가 완화되면 어떻게 되는거냐', '어떻게 하는 것이 좋냐' 등 기초적인 것을 질문하는 문의는 늘어났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출은 고객이 장기적인 계획에 따라 시행하는 것인 만큼, LTV·DTI가 완화됐다고 해서 첫 날부터 금융사를 찾아 행동에 나서긴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대환을 생각하면서 중도상환수수료를 고려하는 등 신중한 행동들은 있다"고 말했다.

고객을 은행에 빼앗길 수 있어 걱정이 많은 2금융권 직원들을 난감하게 하는 질문도 적지 않았다.

한 상호금융 관계자는 "고객이 무작정 '어떻게 해야 하냐'며 물어오는데, 시중은행에 문의하면 그들이 '이 쪽으로 오세요'라고 상담해 주겠지만, 2금융권에서 질문하는 고객들에게 '은행으로 가세요'라고 할 수는 없지 않나"라며 "그저 바뀐 제도에 대해 설명하는 것 외에는 특별하게 상담을 진행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