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IOT 시대 퀄컴과 반도체 경쟁 속도낸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사물인터넷(IOT) 시대를 대비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통신모뎀칩 개발과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PC 시대의 강자였던 인텔이 중앙처리장치(CPU)를 통해 한 시대를 풍미했고, 퀄컴이 다중분할접속(CDMA) 휴대폰 시대에 최고 반도체 강자의 지위를 유지했다면, IOT 시대 반도체 강자의 핵심 경쟁력이 AP와 모뎀칩을 결합한 원칩이기 때문이다.


김기남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사업부 사장은 22일 신제품 '갤럭시 알파' 및 '갤럭시 노트4'에 자체 개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를 탑재한 것에 대해 "잘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 사장은 이날 경기 성남 판교 반도체산업협회 사옥에서 기자와 만나 '엑시노스 탑재로 인한 효과를 묻는 질문에 "열심히 할 것"라며 모바일 AP 및 모뎀칩 강자인 퀄컴의 스냅드래곤과의 경쟁을 예고했다.

엑시노스는 '스마트폰의 두뇌'에 해당하는 AP부품으로 삼성의 자체 브랜드다. 이번 분기 새로 출시되는 갤럭시 시리즈에 잇따라 엑시노스가 탑재되면서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알파에 세계 최초 20나노 공정을 적용한 '엑시노스 5430' 모바일 AP를 탑재했고, 다음달 출시되는 갤럭시 노트4에는 '엑시노스 5433'과 LTE-A를 지원하는 통신칩 '엑시노스 모뎀 303'을 탑재할 예정이다.

그동안 주로 퀄컴에 의존했던 통신칩(모뎀칩)에서의 독립을 선언한 셈이다. ‘엑시노스 303’ 모뎀칩은 LTE-A 통신규격인 카테고리6(CAT6)를 지원하며 처리속도는 300Mbps로 현존하는 모뎀칩 가운데 가장 빠르다. 기존 LTE 통신칩 최대속도(150Mbps)의 2배로 1GB 영화 한편 다운로드에 40초 정도 걸린다.

현재 광대역LTE-A를 지원하는 통신칩은 퀄컴 ‘고비9x35’, 인텔 ‘XMM7260’ 2종뿐이었는데, 삼성전자의 가세로 초고속 통신칩 기술 보유사가 3곳으로 늘었다.

가장 빠른 통신칩과 20나노 공정의 저전력 AP가 결합될 경우 시장에 미칠 파급력이 상당하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통합칩 개발에 성공할 경우 퀄컴 스냅드래곤 의존도를 대폭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통합칩은 가격측면에서 AP와 통신칩을 따로 구매하는 것보다 유리해져 세트업체 제조원가를 낮추고 마진율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며 “디자인 설계측면에서도 통합칩이 더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LG전자 (90,800원 ▲200 +0.22%)도 독자 AP를 최근 개발해 오는 10월 출시 예정인 고급 스마트폰에 탑재할 예정이며, 올 연말에는 산업통상자원부 국책과제로 진행하는 LTE-A 모뎀 개발도 완료해 경쟁에 가세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독자 AP는 반도체 생산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TSMC에 맡겨 자사 제품에 탑재해 퀄컴 의존도를 줄일 예정이다. 또 AP 외에도 국책프로젝트로 진행하는 모뎀칩도 자체 설계해 상용화에 대비할 계획이다. LG전자는 반도체 생산시설은 없지만, 반도체 설계 인력은 3000~4000명 정도를 보유하고 있어 AP와 모뎁칩 개발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통신용 모뎀칩은 퀄컴, 브로드컴, 인텔 등이 시장을 주름잡고 있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가세할 경우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