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도 걱정, 저래도 걱정…" 중소가전, '홈쇼핑'을 어쩌나

머니투데이

박계현 기자

홈쇼핑 유통이 중소가전업체의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인지도가 낮은 중소기업 입장에선 홈쇼핑만큼 효과적인 유통채널이 없지만, 수수료 부담 등으로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는’ 사례가 적지 않아서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홈쇼핑업체들은 최근 매출의 30~40%를 수수료로 받는 방식 대신에 방송시간대를 통째로 일정 가격에 판매하는 정액방송 계약을 확대하면서, 중소가업업체들이 홈쇼핑 매출비중을 줄이거나 아예 홈쇼핑 유통을 포기하고 있다.

정액방송 가격은 황금시간대 기준 시간당 최고 1억~2억원에 달한다. 홈쇼핑 입장에선 위험부담을 덜고 안정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반면, 홈쇼핑 판매를 선호하는 중소가전업체 입장에선 부담이 만만치 않다.

한 중소가전 업체 관계자는 "홈쇼핑업계에서 수수료 방식을 고수하는 곳은 그나마 홈앤쇼핑 정도 밖에 없다“며 ”낮은 브랜드 인지도를 알리는데 홈쇼핑의 파급력이 도움은 되지만, 정액방송 방식으론 이익이 남지 않아 홈쇼핑 유통을 계속해야 할지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공정거래위원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3년 기준 TV홈쇼핑 전체 평균 판매 수수료율은 34.4%에 이른다. 업체별로는 △CJ오쇼핑 36.68% △GS홈쇼핑 37.87% △현대홈쇼핑 36.59% △ 롯데홈쇼핑 35.17% 농수산쇼핑 28.61% 홈앤쇼핑 31.45% 등이다. 더구나 홈쇼핑들은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 평균 2.7% 정도의 수수료율을 더 높게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중소가전업체들은 유통채널 다변화를 추진하며 홈쇼핑 매출비중을 줄이거나 아예 홈쇼핑 유통을 중단하는 강수를 쓰고 있다.

한경희생활과학은 올해초 판매채널의 70%에 달하던 홈쇼핑 비중을 50%까지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유통망을 재정비하고 있다. 이는 당장 매출은 줄더라도 이익률을 개선하겠다는 포석이다. 한경희생활과학은 지난해 매출 656억원, 영업이익 2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3.65%로 제조업 평균보다 낮은 수치다.

침구청소기업체인 레이캅코리아는 지난 4월 국내 유통 채널을 자사 홈페이지로 단일화시키고, 홈쇼핑 판매를 접었다. 특히 홈쇼핑의 경우 국내보다는 일본 등 해외시장에서 적극 활용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한 중소가전 업체 대표는 "인지도는 낮지만 기술력 있는 아이디어 제품을 소개하고 시연하는 데는 홈쇼핑만한 채널이 없다"며 "중소기업 혜택까지는 바라지 않지만 적어도 대기업과 동등한 수준의 계약조건을 책정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