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로운 사학연금 사로잡은 '가치투자' 운용사

사학연금 신규 위탁운용사로 선정된 자산운용사 6곳의 국내 주식형 펀드(공모+사모) 수와 기간별 수익률./ 자료=제로인

국내 3대 연기금으로 꼽히는 사학연금이 자산운용사 6곳과 투자자문사 2곳 등 신규 위탁운용사 8곳을 선정했다. 이번에 선정된 자산운용사의 키워드는 '가치투자'였다.

사학연금은 27일 홈페이지를 통해 국내 주식형(성장형) 신규 위탁운용사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또 예비 자산운용사로 △KB자산운용 △라자드코리아자산운용 △피닉스자산운용과 함께 정규 자문사 트리니티투자자문, 예비 자문사 페트라투자자문을 뽑았다.

이번 신규 위탁 운용사 선정은 기존 위탁 운용사 선정보다 비교적 까다로운 기준에 의해 선정됐다.

먼저 운용사와 자문사 공통으로 선정 분야에서 사학연금과 한 번도 일해보지 않은 업체에만 자격이 주어졌다. 우수한 신규 위탁운용사 발굴을 위한 것이라는 게 사학연금 측의 설명이다.


또 운용사의 경우 기존 1년의 성과를 봐오던 것을 3년으로 강화했다. 선정은 서류심사와 현장실사로 운용 실적을 살펴보는 1차 심사와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운용사의 투자 철학을 살펴보는 2차 심사로 나눠 진행했다.

이 처럼 사학연금의 까다로운 심사 과정을 뚫고 선정된 자산운용사들의 공통점은 '가치투자'였다.

정규 운용사로 뽑힌 자산운용사 3곳 중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과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은 대표적 가치투자 운용사로 꼽히는 곳이다. 가치투자로 주목 받고 있는 이들은 전체 펀드시장이 위축되는 와중에도 시중 자금을 끌어 모으는 등 일반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내 주식형 펀드(ETF제외)에서 올 들어 6조원이 순유출 된 반면 에셋플러스자산운용과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대표펀드에는 자금이 몰렸다. 올 들어 에셋플러스리치투게더 펀드는 약 4900억원, 한국밸류 10년 투자 펀드는 6400억원의 자금을 모은 것으로 집계됐다.

적은 수의 펀드를 운용하며 역량을 집중시킨 운용사도 눈에 띈다. 국내 주식형기준 라자드의 경우 공모와 사모 펀드수가 9개에 불과하고 에셋플러스자산운용도 36개,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도 순자산 2조8770억원에 비해 적은 64개를 운용하고 있다.

그러나 수익률은 높았다. 3년 기준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경우 52.72%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였고 에셋플러스자산운용 46.55%, 피닉스 44.03% 등의 수익률을 보였다.

사학연금 관계자는 "신규 자문사 발굴을 위해 예비사를 선정하고 선정기준을 강화하는 등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다각도로 신경을 쓴 선정이었다"며 "장기 수익률을 본 만큼 자사만의 철학을 가지고 가치투자한 곳들이 빛을 발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