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집힌 합의"…남경필 경기도 연정 '세월호법' 전철

<br />(수원=뉴스1)김영진 기자 = 5일 수원 경기도의회에서 새누리당 이승철-새정치민주연합 김현삼 대표의원 등이 20개 항목이 담긴 ‘경기도 연합정치 실현을 위한 정책협의회 합의문’ 발표 후 남경필 도지사가 정책실현을 다짐하고 있다. 2014.8.5/뉴스1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추진하고 있는 연정이 야당 내부의 이견으로 위기를 맞았다. 새정치민주연합 경기도 국회의원들이 결정한 야당의 정무부지사 인사권 행사안이 야당 도의원 연찬회에서 뒤집혔다. 세월호 특별법 여야 합의가 야당 내부에서 뒤집힌 혼선이 지역당에서 그대로 재현되고 있는 셈이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새정치연합 경기도 의원들은 지난 25일 열린 연찬회에서 야당의 정무부지사 인사권 행사를 두고 표결을 벌였다. 참석 의원 69명 가운데 반대가 41표로 절반을 넘었다. "도 의회의 기능과 권한을 마비시킬 우려가 있다" "야당 몫 부지사가 임명되면 집행부 견제가 어렵다" 등의 의견들이 다수 개진됐다.


새정치연합 경기 지역 국회의원 16명은 앞서 이날 오전 다수 의견으로 사회통합(정무) 부지사 파견을 결정했다. 경기도와 여야 도의원 대표가 지난 5일 연정 실현을 위해 산하단체장과 고위 공무원의 인사청문회 실시 등 20개항의 합의문을 낸 데 이은 후속조치였다.

경기도 관계자는 "야당이 강경파에 발목이 잡히고 시스템도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면서 "세월호 특별법 협상 과정을 다시 보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여권에서는 도의원들이 실제로는 야당 정무부지사가 올 경우 자신들의 권한이 약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야당이 인사권을 행사할 경우 후보로는 백원우 전 새정치연합 의원 등이 거론된다. 새정치연합 경기도 국회의원들이 찬성은 했지만 내심은 '남경필 연정'이 성과를 내는 것을 견제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도의원들이 대체로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영향력 하에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이혼과 아들의 군 문제 등으로 시련을 겪고 있는 남 지사가 다시 부각될 기회를 줘선 안된다는 것이다.


남 지사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도의원 차원에서 반대가 일부 있다고는 들었는데 도당의 결정을 뒤짚을 수준이라고는 예상을 못했다"면서 "새정치연합 경기도당도 당황한 기색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면서 연정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말하고, "연정은 국민적인 요구이자 시대의 흐름"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정무부지사 건을 제외한 합의 내용도 순차적으로 이행에 들어갔다. 경기도는 20개 합의 사항 중 하나인 4개 조례안에 대한 무효확인 소송을 취하했으며, 정무부지사를 제외한 고위 공직자들에 대한 인사청문회도 예정대로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연정의 핵심으로 정책 파트너 역할을 할 정무부지사 파견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연정은 한계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