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단체, 신속성보다 정확성에 가치두는 '재난보도준칙' 제정

머니투데이

김고금평 기자

한국기자협회, 한국신문협회, 한국방송협회,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한국신문윤리위원회 등 5개 언론단체는 1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난보도준칙'을 선포했다.

언론계가 단체로 재난과 관련해 보도준칙을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부터 시행된 재난보도준칙은 준칙에 참여하거나 동의한 언론사가 이를 어기면 각 사가 속한 심의기구의 제재를 받는다.

15개 언론단체가 참여하는 재난보도준칙의 조문은 총 44개에 달한다. 전체적인 내용은 재난보도의 우선가치를 신속성보다는 정확성에 두는 방향으로 제정됐다.

준칙은 전문에서 "재난보도는 피해의 확산을 방지하고 피해자와 피해지역이 어려움을 극복해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기능해야 한다"고 적었다.

일반준칙은 △비윤리적 취재금지 △무리한 보도 경쟁 자제 △취재원에 대한 검증 △선정적 보도 지양 등 세월호 참사 당시 논란이 됐던 언론사의 재난 취재 관행을 지양하도록 하는 규정을 담았다.

송필호 신문협회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우리가 스스로 만들고 선포한 준칙을 올바로 지키지 않는다면 언론에 대한 감당 못할 불신으로 되돌아 올 것”이라며 준칙을 만드는 것보다 철저히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재난보도준칙은 지난 4월16일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기자협회가 먼저 제정 논의에 착수한 이후 신문협회의 제안으로 언론단체 공동의 재난보도준칙을 제정키로 했다.

언론단체들은 이날 재난보도준칙 선포에 이어 정부 당국에 대한 요구 사항 4개를 발표했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 당시 언론사의 오보와 과장 보도들은 1차적으로 잘못된 정보를 제공한 정부 당국에 책임이 있다"며 "정확하고 신속한 재난보도를 위해서는 언론 못지않게 정부와 재난관리 당국의 정확하고 신속한 정보공개와 이에 대한 신뢰가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 당국에 ‘재난상황 언론브리핑 매뉴얼’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