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태펀드, 개인투자조합 출자 허용…'엔젤'활성화 물꼬 튼다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빠르면 내년부터 정부의 모태펀드가 엔젤투자자들로 구성된 개인투자조합 활성화를 위해 출자에 나선다. 또 대학이나 연구소 등을 중심으로 한 법인형 엔젤투자자도 개인투자조합을 만들 수 있게 된다.

23일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이같은 내용을 담은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이하 벤특법)' 개정안이 이달말 법체처 심사를 거쳐 빠르면 다음달말 국회에 제출된다.

중기청은 지난 7월 벤처창업 활성화와 투자 촉진을 위해 개인투자조합을 설립하는 조합원 자격에 대학·신기술창업전문회사·중소기업투자모태조합 등을 추가하는 벤특법 개정안을 마련했다. 벤특법 개정안은 입법예고 기간이 끝난 이달 18일 규제개혁위 심사를 밟고 있다.

개정안이 마련되면 모태펀드가 개인투자조합 출자에 나설 수 있다. 그동안 개별 엔젤투자자들이 모태펀드 자금을 받으려면 투자건별로 엔젤투자매칭펀드 신청을 한 뒤 심사를 거쳐야 했다. 앞으로는 2인 이상 49인 이하 엔젤투자자들이 개인투자조합을 만들면 모태펀드의 출자를 받을 수 있어 정부의 투자금을 종잣돈 삼아 펀드를 조성한 뒤 자유롭게 대상기업을 물색할 수 있어 운용의 묘가 훨씬 넓어진다.

중기청 관계자는 "개별 엔젤투자자는 투자금액이 적어 기업을 고르는데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개인투자조합에 모태펀드가 참여해 마중물 역할을 하면 운용규모를 키워 대상 기업군이 확대되고 엔젤투자자 활성화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창업경험이 있거나 최근 3년간 벤처기업에 1억원 이상 투자한 실적을 갖춘 '전문엔젤투자자'가 개인투자조합의 운용주체를 맡아야 모태펀드의 출자를 받을 수 있다.

또 개인투자조합에 참여할 수 있는 대상으로 종전 엔젤투자자 외에도 대학 산·학 협력단이나 연구기관의 신기술 창업전문회사 등도 포함된다. VC업계 관계자는 "대학이나 연구소에서 해당 연구기술을 사업화하기 위해 만든 법인들도 개인투자조합 결성에 참여해 엔젤투자자로 나설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창업기업에 자금을 대주는 엔젤투자자가 빈약한 상황에서 법인형 엔젤투자자의 참여는 엔젤투자업계의 저변을 넓히는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중기청 관계자는 "벤특법 개정안은 내달말이나 늦어도 11월초 국회에 제출돼 연말쯤 법 개정을 완료하면 내년부터 시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