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민·기업은행, 미얀마 지점 개설 좌절

국내 은행들의 미얀마 지점 개설이 좌절됐다. 미얀마 당국이 발표한 지점설립 허가대상 은행에 포함되지 못한 것. 각국의 미얀마 발전에 대한 기여도가 명단 선정에 영향을 줬다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국민은행, 기업은행은 미얀마 진출을 위해 지점 설립 허가를 미얀마 정부에 신청했으나 탈락했다.


미얀마 정부는 현지 사무소를 보유한 43개 외국계 은행 중 지점 인가를 신청한 25곳에 대해 심사를 거친 뒤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허가 받은 은행을 국가별로 보면 △일본계(3곳) △싱가포르(2곳) △중국 △말레이시아 △태국 △호주 등 모두 9곳이다.

미얀마에는 현재 43개 외국계 은행이 현지 사무소 형태로 진출해 있지만 외국계 은행의 영업활동은 금지돼왔다. 국내 은행 중에서는 우리·국민·신한·하나·기업·산업·수출입은행 등이 2012년부터 사무소를 개설했다. 그 중 국민, 신한, 기업 등 3개 은행이 미얀마 당국이 발표한 지점 설립 허가대상 후보에 포함됐었다.

국내 은행들은 성장성 면에서 '제2의 중국'으로 평가되는 미얀마 금융시장 개척을 위해 상당한 공을 들였다.


가장 적극적으로 나섰던 신한은행은 2011년부터 양곤 외곽 지역에서 농촌 마이크로 파이낸싱 자금으로 3년간 10만달러를 지원했고 최근엔 인천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미얀마 선수단에게 스포츠 용품을 제공하기도 했다. 국민은행과 기업은행 역시 각각 이건호 전 은행장과 박춘홍 수석부행장이 미얀마 현지를 방문하는 등 가용자원을 총동원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이 미얀마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 은행들 모두 뜨거운 관심을 가졌다"면서 "자금력과 지리적 여건에서 일본, 중국 등 외국 은행과의 경쟁에서 뒤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도 측면 지원에 적극 나서기도 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지난 6월 미얀마로 가서 미얀마 중앙은행 총재를 만나 △가파른 경제성장 △1997년 외환위기 극복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 등을 통해 축적한 국내 은행들의 경험과 강점을 소개하며 국내 은행들의 지점설립 인·허가에 대한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한 바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국내 은행들이 다른 외국계 은행과 비교해 미얀마에 진출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면서 "한 곳 정도는 가능할 수 있다고 봤는데 결과적으로 다 떨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