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보호무역주의에 반격 나선 국내 강관업체들

세아제강 에너지용 강관. /사진=세아제강

미국 정부의 보호무역주의에 맞서 국내 강관업체들이 미국 법원에 제소하는 등 반격에 나섰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휴스틸·현대하이스코·넥스틸·세아제강 등 국내 강관업체 4곳은 최근 미국 상무부와 무역위원회가 지난 8월 한국산 유정용 강관(OCTG)에 대해 반덤핑 판정을 최종 확정한 것이 위법하다며 미국 연방국제무역법원에 소장을 접수했다.


국내 강관업체들은 소장에서 국내산 OCTG 반덤핑관세 계산을 위한 구성가격 산정시 객관적이고 명백한 증거자료(Substantial Evidence)가 반영되지 않았으므로 위법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미 상무부와 무역위원회가 반덤핑관세율 산정시 수익률이 월등히 높은 미국 테나리스사의 영업이익률(26%)을 기준으로 삼은 데 대해서도 문제제기했다. 통상 덤핑 판정시 자국 시장가와 수출 시장가를 비교한다.

OCTG는 원유 등의 시추에 쓰이는 파이프로 국내에서는 생산되는 대부분의 물량이 미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한국에 OCTG를 팔지 않기에 이 경우 국내시장의 유사제품 또는 동종업체의 마진율을 참고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미 상무부는 세계 OCTG업체 중 이익률이 가장 높은 테나리스사의 마진율을 적용해 계산했다. 테나리스는 국내 시장과 연관도 없으며 프리미엄제품군 위주 포트폴리오를 지니고 있기에 '억지' 비교대상이라는 지적이다.

또 필수 응답자로 지정되지 않은 휴스틸과 세아제강의 경우 자발적으로 제출한 근거자료를 상무부가 검토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휴스틸은 제출한 자료에 근거해 개별덤핑마진을 산정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8월 최종 판정된 반덤핑률은 넥스틸 9.89%, 현대하이스코 15.75%, 세아제강·휴스틸·아주베스틸·일진제강 등 기타업체에 12.82%로 책정됐다.

이번 제소에 동참하지 않은 아주베스틸, 일진철강 등 기타 강관업체도 조만간 연방국제무역법원에서 소송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연방국제무역법원 소송 판결 결과에 따라 국제무역위원회(ITC)의 덤핑 재판정이 가능하다. 무혐의 판정시 반덤핑관세는 무효화되고 이미 납부한 관세 역시 환급이 가능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미 상무부가 기존의 덤핑률 산정방식을 무리하게 바꿔 우리나라 업체들을 제소한 면이 있다"며 "이번 소송이 받아들여질 경우 최근 철강 전 품목에 걸쳐 일어나고 있는 미 상무부의 보호무역주의에 제동을 거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미국 정부는 최근 국내산 OCTG 외에도 후판, 방향성전기강판, 무방향 전기강판, API용접강관 등에 대해 무더기 반덤핑 판정을 내리고 있어 보호무역주의가 지나치다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