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송곳' 김기식에 칭찬받은 기관장, 어땠을까

이성보 국민권익위원장(오른쪽)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왼쪽은 박승춘 국가보훈처장. 2014.10.10/뉴스1

이성보 국민권익위원장과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이 24일 국정감사에서 냉온탕을 오갔다. 공세적인 질의로 정평이 난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두 기관장을 '들었다 놓았다' 했다.

김 의원은 이날 이성보 권익위원장에게 "청렴 관련 (재임중) 12차례 외부 강의에 돈 한 번도 안 받았더라"고 말했다. 이성보 위원장은 "저희는 청렴 업무를 담당하니까 (청렴 관련 강의) 강사료 안받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정무위 관할 다른 기관과 비교해도 이 위원장의 '강연료 0원'은 인상적이었다. 김 의원에 따르면 박승춘 보훈처장은 8차례,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은 18차례 외부강연으로 강연료 합계가 1000만원 이하다. 이날 감사 대상은 아니었지만 신제윤 금융위원장,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재임중 외부강연 수입이 각각 수천만원에 이른다.

김 의원은 "금융위원장이 (외부에) 금융정책을 설명하는 것도 기본업무 아닌가. 자기 직무와 다른 내용이면 몰라도 직무관련 강연은 강연료를 받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제도 개선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여기까진 이 위원장 어깨가 으쓱했는데 이내 머쓱한 상황이 됐다.

김 의원은 "위원장님은 잘 하고 계신데 직원 외부강연 관리감독은 하고 있느냐"며 "권익위는 외부강연 적절성을 심사하는 절차도 없고, (직원이) 특정한 곳에서 강연요청 반복해서 받는 경우도 있는데 어떻게 보면 로비성 아니냐"고 따졌다. 그런데도 "아무도 이런 것을 스크린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위원장은 "내부적으로 신고가 이뤄지고, 정해진 금액 이상은 없는 걸로 파악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김 의원은 이와 관련 공정거래위에 대해선 "외부강연에 대한 직원교육만 아니라, 외부강의 심사위가 있어서 직원의 외부강연 횟수를 제한하고 적절한지 심사한다"며 "이건 공정위의 모범사례"라고 치켜세웠다. 노대래 공정위원장은 평소 업무보고나 국정감사마다 김 의원의 질타를 받았지만 모처럼 '칭찬'을 들었다.

이성보 위원장, 노대래 위원장 기분이 어땠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