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3세' 창업가 "아버지 회사 안다니는 이유?"

구본웅 '포메이션8' 대표가 24일 열린 '스타트업 네이션스 서밋 2014'에서 '오큘러스 VR'의 창업자 브랜든 이리브와 '팔란티르 네크놀로지'의 공동창업자 조 론스테일의 패널토론의 사회를 맡아 진행했다./사진=은행권청년창업재단 제공

미국 실리콘밸리의 벤처투자사 '포메이션8'을 창업한 LS가의 장손 구본웅 대표가 "앞으로의 미래는 벤처에 있다"고 말했다.

구 대표는 24일 서울 광진구 쉐라톤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스타트업 네이션스 서밋 2014'에서 '오큘러스 VR'의 창업자 브랜든 이리브와 '팔란티르 테크놀로지'의 공동창업자 조 론스데일의 패널토론 사회를 맡아 진행하며 이같이 말했다. 또 구 대표는 "한국에선 기업들이 투자자를 기쁘게 하기 위해 노력한다"며 한국 창업생태계를 꼬집기도 했다.


구 대표가 창업한 '포메이션8'은 지난해 가상현실 기기업체인 '오큘러스 VR'에 1250만달러(약 134억원)를 투자했는데 오큘러스가 올해 초 페이스북에 20억달러(약 2조2000억원)에 인수돼, 막대한 투자수익을 거두며 핫한 투자사로 떠올랐다. '포메이션8'은 올해 국내 모바일 서비스기업 옐로모바일에 1억500만달러(약 1139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이날 구 대표는 "재벌가 출신인 내게 사람들은 왜 가족기업 대신 새로운 사업을 하느냐고 묻는다"며 "그러나 나는 새로운 사업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직면한 현재는 과거 제조업 시대와는 다르다"며 "우리 세대로부터 새로운 리더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한국인 창업자들이 '우리가 어떻게 투자자를 만날 수 있습니까?', '어떻게 PT(프레젠테이션)를 해야 투자를 받을 수 있습니까?'라고 묻는다"며 "한국 창업자의 시각이 이 정도에 머물러 있는 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PT로 투자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조 론스데일도 "이는 실리콘밸리도 마찬가지"라며 "투자자들은 회사가 기술력이 있는지, 인재가 확보됐는지, 기술적 매트릭스를 이해할만한 문화가 있는지 등을 본다"고 말했다.

브랜드 이리브는 "처음에 오큘러스는 몇백만 달러 수준으로 펀딩 계획을 세웠지만 투자자들이 우리의 비전을 높이 평가해 많은 펀딩을 확보할 수 있었다"며 "투자자들이 보는 것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가"라고 강조했다.

또한 구 대표는 "실리콘밸리와 달리 한국 창업생태계에서는 기업들이 투자유치를 위해 투자자를 기쁘게 하려고 노력한다"며 "한국 투자자들의 시각도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구 대표는 "나는 뼛속까지 한국 사람으로, 한국인처럼 사고한다"며 "'이 기업은 좋은 아이디어가 있지만 몇몇 문제 때문에 안될 것'이라는 말을하곤 했는데 여러 파트너들을 만나면서 이러한 시각을 바꿀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창업가들도 '실패해도 된다'는 생각으로 시각을 바꿔 적극적으로 나서기 바란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