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주주권 행사시 배당 높아질 주식은?

증시의 '큰손'인 국민연금이 배당 확대에 적극 나서면서 국민연금이 대주주로 있는 기업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민연금의 지분과 연금 내 자산 비중을 감안할 때 대기업에 대한 배당 요구가 우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금융정보업체 FN가이드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5%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상장사는 총 274곳이다. 지분이 10%가 넘는 곳만 53곳이다. 그러나 보유 중인 주식 중 시가배당률이 시장 평균(1.82%)을 밑도는 상장사는 230곳에 달한다. 배당이 아예 없는 곳도 49곳이나 됐다.

낮은 배당률은 국민연금의 수익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민연금 적립금은 2009년 278조원에서 2014년 8월 말 현재 456조원으로 최근 5년간 64% 급증했다. 국민연금은 이중 19.7%인 89조9000억원을 국내 주식에 투자하고 있지만, 그 성과가 예금 금리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2011~2013년 3년간 국민연금 국내 주식 투자 수익률은 1.3%에 불과하다. 올해는 3.3%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민연금은 수익률 제고를 위해 배당 확대를 촉구하고 있다. 특히 연기금이 배당과 관련해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연내 국회를 통과하면 배당 확대 요구에 대한 법적 기반이 마련된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최근 국민연금이 발주한 연구용역 보고서를 통해 배당이 적은 기업을 정량적으로 판단한 뒤 해당 기업에 의견서를 교부, 적정한 배당을 요구하도록 권했다. 기업이 국민연금의 의견에 대해 답변을 내놓지 않을 경우 국민연금은 주주총회에서 기업의 배당안에 반대하게 된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위원은 "국민연금은 배당 시즌 등 특정 시기에 배당 확대를 요구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연중에 걸쳐 상시적으로 지켜보겠다는 것"이라면서도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연내 통과된다는 것을 가정하면 올해 배당이 확정되는 내년 3월에 국민연금의 배당 요구가 실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다만 비용 대비 배당 확대의 실익을 감안해 국민연금의 지분률이 3% 이상, 국내 주식 포트폴리오 내 보유비중이 0.5% 이상인 기업을 대상으로 할 것을 추천하다. 이를 감안할 경우 국민연금이 적극적으로 배당 확대 요구에 나서는 기업군은 대부분 대형주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 지분율 5% 이상 기업 중 국민연금 자산군내 비중 0.5% 이상 기업은 삼성전자, 현대차, SK하이닉스, POSCO, 현대모비스 등 총 42개 종목이다. 대부분 시가 총액 상위 종목과 일치한다.


김재은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배당수익률이 낮으면서도 총자산 대비 배당가능여력이 높은 기업에 대한 배당 확대 요구가 높아질 것"이라며 "대표적인 종목으로 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차, 아모레퍼시픽 등을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