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잡나 못잡나"…'경희궁자이' 떴다방 단속 실적 '0'건

서울 종로구 '경희궁자이' 모델하우스 입구에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소)이 테이블과 의자를 설치해 놓고 영업을 하고 있다. /사진=신현우 기자

서울시와 종로구청이 공조해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사흘간 종로구 송월길 75 서울교육청 앞 '경희궁 자이' 모델하우스에 몰려든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소) 합동단속을 펼쳤다.

하지만 떴다방들이 모델하우스 인근에서 버젓이 불법영업 행위를 하고 있음에도 단속 실적은 전무해 단속의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시와 종로구청은 '경희궁 자이' 계약기간(12월 10~12일) 중 추가로 떴다방 단속에 나설 계획이다.


종로구청 관계자는 28일 "경희궁 자이 모델하우스 개관 당시 떴다방들이 활개를 친다는 지적이 있어 단속에 나섰지만 단속 실적은 없다"며 "떴다방들이 모델하우스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연락처를 알려달라고 하는 것만으로 단속하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서울시와 종로구청이 단속을 하지 않은 지난 27일에도 경희궁 자이 모델하우스 앞에선 떴다방들이 영업행위를 하고 있었다. 이들은 아파트 분양권 거래 전문이라며 모델하우스 방문객들을 상대로 호객행위를 하고 있었다.

떴다방 A씨는 "규모에 상관없이 웃돈을 2000만~3000만원 줘야 한다"며 "우선 웃돈을 주고 본인이 원하는 동·호수와 면적에 거주하다가 나중에 다시 집값을 올려 되팔면 된다. 이 동네는 집값이 오를 수밖에 없는 동네라 걱정할 필요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떴다방들의 불법영업 행위는 계속되고 있음에도 자치단체의 단속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서울시 부동산관리팀 관계자는 "떴다방들이 전화번호만 받고 은밀하게 계약을 해 단속이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교수는 "떴다방 영업이 만연해 있고 불법임을 모두 아는 상황에서 그들이 영업하는 현장을 보고도 단속이 어렵다고 말을 하는 건 핑계"라며 "수사 등이 필요하다면 특별사법경찰제도를 활용하는 방안 등의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시와 종로구청은 '경희궁 자이' 계약기간 중 추가로 떴다방 합동단속에 나설 예정이다. 이와 관련, 경찰에도 합동단속 협조 공문을 보냈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현행 공인중개사법 13조에 따라 공인중개사는 이동이 용이한 임시 중개시설물을 설치해선 안되며 떴다방 영업은 불법행위다.

특히 같은 법 33조에는 전매 등 권리 변동이 제한된 부동산 매매를 중개하는 등 부동산투기를 조장하는 행위를 불법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분양권 불법전매가 적발되면 분양 계약이 취소되고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 등 형사 고발에 처해진다. 최대 10년간 청약 자격도 제한된다.

서울 종로구 교남동에 들어서는 주상복합 '경희궁 자이'는 돈의문 1구역 재개발 단지로, 모두 4개 블록으로 이뤄진다. 아파트 2415가구(33~138㎡)와 오피스텔 118실(29~45㎡) 등 총 2533가구로 구성된다. 오피스텔은 내년에 분양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