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계속된 반등, 한박자 쉬어갈 때

전일 코스피 시장은 장 초반 상승세를 지키지 못하고 강보합에 마감했다. 장 초반 정부의 ‘주식시장 발전방안’에 대한 실망감에도 불구하고, 미국 연말 쇼핑시즌에 대한 기대감과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소식 등이 호재로 작용하면서 큰 폭으로 반등했다.

그러나 이후 뚜렷한 매수주체 부재로 상승폭의 대부분 반납하는 모습을 보였다.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0.06% 상승한 1,982.09로 마감했다.


시장에는 호재가 끊이지 않는다. 지난 주말 중국 인민은행의 전격적인 기준금리인하에 이어 삼성그룹의 석유화학과 방산 부문 계열사 매각, 삼성전자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 발표 등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를 높여주는 소식들이 줄을 잇고 있다.

물론 우정사업본부 차익거래세 감면, 소장펀드 가입기준 완화, 개인종합저축계좌(ISA) 도입을 통한 세제혜택 등 당초 기대와 달리 세제 관련 방안이 없었던 점이 실망감을 자극하고 있다.

하지만 투자상품 확대, 기관투자자 역할 강화, 시장 인프라 및 제도 효율화, 투자자 신뢰 제고를 골자로 한 방안들이 하나 둘씩 구체화될 경우 시차를 두고 주식시장으로의 투자자금 유입과 거래량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을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2000년 이후 실시된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국면에서는 코스피가 평균 2.5% 가량 상승하며 지수의 상승탄력 강화 내지 하방경직성 유지에 도움이 된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예외적으로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였던 지난 2000년 10월, 2004년 4월, 2006년 4월의 경우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주요국들이 일제히 통화긴축에 나선 가운데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고조되는 국면이었다.

최근의 경우에도 지난 10월 FOMC회의에서 미국 연준이 금융위기 이후 경기부양을 위해 시행해오던 양적완화를 종료하고 금리인상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지만, 여전히 낮은 물가수준과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등을 고려할 때 금리인상 시기는 빨라야 내년 하반기에나 본격화될 전망이다.

수급측면에서 삼성SDS에 이은 제일모직의 상장으로 KOSPI시장에서 차지하는 삼성그룹 관련주의 비중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전기전자 업종에서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비중도 지난 2004년 4월 자사주 매입 당시 수준으로 증가한 상황이다.

그만큼 전기전자 업종은 물론 주식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질 수밖에 없는 여건이 됐다. 특히, 실적모멘텀 약화 우려를 반영해 지난해 7월 이후 국내 기관이 삼성전자의 비중을 꾸준하게 줄여왔고, 대차거래 잔고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로 증가하는 등 보수적인 매매패턴이 주류를 이룬 상황이다.

다만, 정부의 주식시장 발전방안에서 공모펀드에 대한 종목별 투자한도가 완화(공모펀드 자산의 50% 한 종목을 25%까지 편입 허용)된 데다, 올해 3분기를 고비로 실적이 개선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이 맞을 경우 일시적으로 삼성전자로의
쏠림현상이 심화될 여지가 있다.

최근 국내 기관의 매수세가 삼성전자에 집중되는 반면, 중소형주와 코스닥 시장의 상대적인 약세가 대표적인 예이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조정을 받는 시점이 오면 지수 및 시장 변동성이 축소될 수 있고 이는 종목별 반등시도로 이어지는 순환이 이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종목별로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이를 저가매수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