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12시간 고강도 조사…檢 "혐의 일부 부인"(종합2보)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땅콩 회항'으로 물의를 빚은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이 18일 새벽 서울 마포구 공덕동 서부지방검찰청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후 밖으로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2014.12.18/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땅콩 리턴'으로 물의를 빚은 조현아(40)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17일 오후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두해 12시간이 넘는 고강도 조사를 마치고 18일 오전 2시15분쯤 귀가했다.

조 전부사장은 이날 조사에서 혐의 일부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조사 받으면서 혐의를 다 인정하진 않았다"면서 "(폭행 혐의는) 일부 좀 더 확인해야 할 부분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조 전부사장은 조사를 마치고 나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폭행 사실을 인정하냐', '임원들의 허위진술 강요를 보고 받았냐', '박창진 사무장에게 다시 사과할 용의가 있는가' 등 모든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조 전부사장의 변호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광장의 서창희 변호사도 "죄송하다. 법무법인 원칙상 말할 수 없다"며 함구했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이근수)는 조 전부사장을 상대로 항공법 및 항공보안법 위반,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 등에 대해 조사했다.

또 사무장과 승객 등의 진술 등을 통해 조 전부사장의 폭행 및 대한항공의 증거인멸 시도 정황이 드러난 만큼 이 부분에 대해서도 집중 추궁했다.

다만 검찰은 참고인들을 불러 조 전부사장과 대질조사는 하지 않았다.

검찰에 따르면 조 전부사장은 지난 5일(현지시간) 뉴욕발 인천행 대한항공 여객기(KE086)에서 견과류 서비스에 문제가 있다며 승무원과 사무장에게 폭언을 하고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향하던 비행기를 회항(램프리턴)하게 한 후 사무장을 내리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 전부사장에 대한 조사를 마친 검찰은 구속영장 청구 여부도 검토할 방침이다.

항공보안법 제42조에 따르면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운항중인 항공기의 항로를 변경하게 해 정상 운항을 방해한 사람은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진다.

같은법 제40조에서는 폭행, 협박 또는 그 밖의 방법을 통해 항공기를 강탈하거나 그 운항을 강제한 사람은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대한항공에서 박창진 사무장과 승무원, 승객 등에게 허위진술을 하도록 한 정황은 증거인멸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지난 15일에는 대한항공 관계자가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한 1등석 승무원과 조사실까지 동행했다가 검찰 관계자에 제지당하기도 했다.

최진녕 대한변협 대변인은 "구속영장 발부 사유는 도주나 증거인멸 우려"라면서 "항공보안법 위반이 유죄로 인정되면 중형이 예상되는 만큼 도주 우려가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사람을 계속 보내 거짓 진술을 강요행위는 증거인멸 시도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영장발부 사유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조 전부사장은 전날 오후 1시50분쯤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서부지검에 출두했다.

고개를 숙이고 취재진 앞에 선 조 전부사장은 고개를 숙여 인사했으나 '검찰 수사까지 받게 됐는데 심경을 말해달라', '국민에게 한마디하라', '사과가 왜 이리 늦었냐'는 등의 질문에 "죄송합니다"라는 말만 반복했다.

그러나 '승무원 폭행 인정하냐', '승무원 어깨를 밀쳤냐', '회항 지시했냐', '관련 내용 보고 받았냐' '은폐 의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 등 혐의 관련 질문에는 고개를 숙인 채 답변하지 않았다. 질문이 계속되자 고개를 숙인 채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조 전부사장은 오후 1시55분쯤 서 변호사와 함께 8층 조사실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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