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도면유출에 '가동중단' 요구까지, "한수원 정말 해킹?"

머니투데이

세종=우경희 기자

월성원전 야경<br>신한울1~2호기 건설현장<br>고리원전에서 본 일출

한국수력원자력에서 이번엔 원자로 냉각시스템 도면과 내부 컴퓨터화면 캡쳐본이 유출됐다.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일부 원전을 가동중단하라는 요구와 원전 인근 주민에 대한 경고도 게재됐다.

한수원은 19일 오후 6시40분쯤 원전반대그룹으로 추정되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사용자가 트위터를 통해 9개 파일을 추가 공개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공개된 내용은 원자로 냉각시스템의 밸브 도면, K-REDAP 등 한수원 내부시스템 화면, 한수원 내 비밀분류지침, 전화번호부 등이다.

이들은 자료와 함께 "한국수력원자력에 경고", "한수원이 원전반대그룹이 공개한 자료가 중요한 자료가 아니라고 했다" 등의 문구를 게시했다. 또 "바이러스가 언제 작동할지 모른다"며 "충분히 경고했으니 어떤 일이 일어나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전이 안전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두고보라"는 등의 글도 올렸다.

특히 "크리스마스부터 석 달 동안 고리1,3호기, 월성 2호기를 가동 중단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또 "원전 인근의 주민들은 크리스마스부터 몇 달 동안은 원전에서 피하라"고도 밝혔다.

스스로를 해커라고 주장하는 이들은 지난 15일 원전 설계도와 부품도를 인터넷에 공개했다. 자신들을 'who am I' 내지는 원전반대그룹으로 지칭하고 있다. 블로그를 통해 12.12 쿠데타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해킹 사실을 주장하고 있다. 블로그는 현재 폐쇄됐다.

한수원 측은 "내부 파일이 유출된 것은 맞지만 아직 해킹이 이뤄졌다고 확신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특히 공개된 정보들이 대부분 작성 시점으로부터 상당기간이 지난 상황이어서 과거 서류를 확보해 해킹이라 주장하고 있는 것일 수 있다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지난 12일부터 원전 해킹을 인터넷상에서 경고했던 터라 해킹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늑장대응에 대한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주관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수원은 비상 대응체계를 구축해 추가 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에 수사도 의뢰한 상태다. 한수원 관계자는 "진짜 원전반대론자들의 움직임으로 보기에는 상식적으로 이해가 어려운 부분이 많다"며 "추가 유출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