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골탈태' 우체국…전국 168개 우체국에 커피숍 들어선다

미래창조과학부 우정사업본부가 전국 221개 주요 우체국에서 중고 휴대전화 매입대행 서비스를 시작한 7일 서울 광화문 우체국에서 한 시민이 중고 휴대전화를 판매하기 위해 우체국 직원과 상담하고 있다. 2015.1.7/뉴스1

올해부터 전국 168개 우체국 지점의 유휴공간이 커피전문점 등 소상공인을 위한 비즈니스 공간으로 대폭 개방된다. 또 마포, 영동, 여의도 우체국은 임대국사로 자체 개발되고 용산, 성남, 양천, 해운대해수욕장 등 도심지 주요 노후국사는 민간 참여방식으로 비즈니스 빌딩 혹은 호텔 등으로 개발된다. 전국 우체국 창구와 집배원 등을 활용해 휴대폰 액세서리 혹은 여행상품 등 부가 상품 판매도 본격화될 예정이다.

편지, 우체국, 집배원 등 정(情)과 아날로그의 상징이었던 우체국이 환골탈태에 나섰다. 우편, 예금, 보험 등 고유 업무에만 활용돼왔던 우체국 자원을 대폭 개방하고, 이를 통해 민관이 상호 윈윈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모델을 발굴하겠다는 것.


전국 3500여개 지점과 4만4000여에 달하는 거대 인력조직, 2100만명에 달하는 고객기반 등 국내 최대 전국망 네트워크를 갖춘 우체국 자원을 '창조경제' 플랫폼으로 활용하겠다는 취지다. 미래창조과학부 우정사업본부는 30일 서울 중앙우체국 대회의실에서 우체국 투자설명회(IR)를 갖고 이 같은 제휴협력 모델을 설명할 예정이다.

◇우체국 '창조경제' 플랫폼화

우정사업본부가 제시한 우체국 개방 협력모델은 우선 전국 우체국 지점 개발 사업이다. 노후 우체국사의 경우, 사업 타당성 검토를 거쳐 민간자본을 유치해 비즈니스 빌딩, 호텔 등 수익형 부동산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서울 신촌, 안국동, 혜화동 우체국 등은 유휴공간을 외국 관광객 등 휴식 및 체험공간으로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우체국 영업장 일부는 커피 전문점 등 소상공인들의 임대공간으로 활용된다. 우체국 유휴공간을 활용한 각종 상품 판매도 이뤄질 전망이다. 가령, 우체국 창구와 쇼핑몰, 물류 운송망을 활용해 모바일 이어폰, 충전기, 블루투스 헤드셋 등 액세서리가 판매할 수 있다. 가전 대리점이 부족한 농어촌 지역 우체국의 경우, PC와 휴대폰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채널로 활용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또 여행사와 제휴해 우체국 창구, 집배원, 택배원 등을 통해 여행상품을 홍보하거나 신청접수를 대행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우체국 고객 DB를 활용한 민관 공동 마케팅 사업도 추진된다. 예컨데 우체국 예금, 보험, 우편 고객DB를 활용해 우편 마케팅을 통한 우체국 보험 혹은 타사 보험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

우체국 네트워크를 활용한 공공 서비스 위탁업무도 진행된다. 우정사업본부는 보건복지부와 손잡고 사회 소외계층 대상 복지 업무 일부를 위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우표' 또한 민간에게 개방된다. 우정사업본부는 중소기업 홍보 동영상을 볼 수 있는 QR코드가 인쇄된 우표를 제작, 보급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김준호 우정사업본부장은 "민간기업과 다른 공공기관과의 제휴를 대폭 확대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 창조경제에 일조할 수 있을 것"며 " 개인과 중소기업들이 전국 우체국 네트워크를 잘 활용하면 큰 투자 없이 아이디어를 실혀나고 기술 사업화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검증된 제휴 협력모델도 있다. 우체국을 통한 알뜰폰 가입자는 1년7개월만에 18만명을 넘어섰고, 우체국 쇼핑에 입점한 조미김 업체는 제휴 당시 매출 2000만원에서 17년만에 92억원으로 급상승했다.

김 본부장은 "투자설명회를 계기로 다양한 사업제안을 받아 창의 기업이나 소상공인들의 성장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신규 사업모델들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적위기 타개'+'창조경제 정책부흥' 양수겸장

정부가 우체국 자원을 대폭 개방키로 한데는 그만한 이유가 또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디지털 시대 전환이 가속화되고 저금리 기조 장기화 등으로 수익모델에서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메일 등 대체 서비스 확산으로 2002년 55억통에 달했던 우편물량이 작년 말 43억여통으로 22%나 줄었다. 우편사업부문에서 최근 3년간 적자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금리 인하로 예금과 보험 사업도 간신히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기존 수익구조를 탈피하지 않으면 미국 우정청 사례처럼 국가재정을 통한 보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때문에 이번 우체국 자원 개방은 기존 우체국 수익구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활로이자 현 정부 모토인 창조경제와 정부3.0 실현에 부응할 수 있는 '양수겸장'의 카드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