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은행, 옛 제일은행 본점 신세계에 매각한다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서울 명동 옛 제일은행 본점 건물./사진제공=스탠다드차타드은행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이 서울 명동의 옛 제일은행 본점 건물을 신세계에 매각한다. 변화하는 금융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재원마련을 위해 80년의 역사를 지닌 옛 본점 점포를 매각키로 한 것이다.

앞서 한국SC은행은 지난 12일 신세계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올해 하반기부터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스마트뱅킹유닛(SBU) 등을 신세계 주요 매장 내 설치하고 영업시간 연장을 위한 전산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며 "해당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명동에 위치한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제일지점을 신세계에 매각하는 방안을 신세계 측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SBU는 직원 2~3명이 근무하는 초소형 점포로, 지난해 7월 SC은행이 출시한 모바일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기존 지점과 다르게 태블릿 PC를 이용해 점포 운영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

박종복 SC은행 행장이 이번달 초 기자간담회에서 "핀테크 기반의 소매금융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경영 계획의 핵심이기도 하다. 기술과 금융을 접목하는 '핀테크' 등 달라진 금융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역사적 상징성이 높은 옛 본점을 매각하게 된 셈이다.

매각 시기와 액수는 미정이지만 상반기 안에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SC은행 관계자는 "하반기 중 입점이 시작될 계획이기 때문에 그 전에 매각 계약이 완료될 것"이라며 상반기 중 협상이 완료되길 바란다고 시사했다. 이 건물터는 2517m²로 공시지가는 650억 원 수준이다.

이 건물은 제일은행 전신인 조선저축은행이 1935년에 지은 건물로, 1987년까지 제일은행 본점이었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은 이 건물 옆에 있는 신세계백화점 본점 본관 건물을 이어 '신세계 타운'으로 키우고 싶어했다. 이에 신세계측은 2000년대 초반부터 SC은행에 제일지점 매입 의사를 여러 차례 타진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