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김영 신일산업 회장, 경영권 방어 '성공'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신일산업의 정기주주총회가 기존 경영진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김영 신일산업 회장이 사내이사로 적법하게 재선임됐다.

30일 개최된 신일산업 (1,855원 ▲4 +0.22%)의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대부분의 주요안건들이 5시간 진통 끝에 통과됐다. △2014년 재무제표 승인 △결손금 처리 △본점 이전 △이사보수 감사보수 승인 등의 안건들이 결국 원안대로 의결됐다. 핵심이었던 김영 신일산업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건도 원안대로 통과됐다.


이번 정기주총은 오전 10시부터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일정이 지연을 거듭하며 두 시간여 뒤에 시작됐다. 주주총회 의장은 법원이 선임한 신일산업의 대표이사 직무대행자인 이재철 변호사가 맡았다. 이 변호사는 일정이 늦어지자 "이중위임장, 위임장 철회 등을 재확인 하느라 주총 일정이 늦어졌다"며 "의결정족수, 참여주식수 등을 확정해 의결사항을 진행하겠다"고 중립적 입장을 밝혔다.

재확인과 재집계 등 위임장 문제들을 마무리하는 과정을 거쳐 오후 1시가 넘어서야 본격적으로 시작된 신일산업 주총은 참석률 67.04%(위임장 포함 참석주주1644명, 의결권 주식 4643만 2526주)를 최종 확정하고 빠르게 안건을 처리해 나갔다.

의결된 안건들에 따라 신일산업 (1,855원 ▲4 +0.22%)은 경기도 화성의 본점을 충남 천안으로 이전하게 됐다. 이전에 따른 교부금이 예정돼있던 만큼, 본점의 천안 이전 후 7억 여원의 정부보조금을 받게됐다.


이사보수와 감사보수 한도도 각각 30억 원, 2억 원에서 10억 원, 1억 원으로 축소됐다. 이재철 변호사는 "회사의 어려운 상황과 주주 의견 등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회사의 재무제표와 결손금 처리 등에 대해서도 승인처리 했다.

빠르게 안건을 처리해 나가던 신일산업 주총은 '사내이사 선임의 건'에서 첨예한 대립이 시작됐다. 사내이사 선임의 건은 3월 30일자로 임기가 만료되는 김영 신일산업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여부였다.

적대적 M&A 시도 세력을 이끌고 있는 황귀남 씨는 "지금까지 신일산업을 키워온 김영 회장을 비난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하지만 공과를 구분해 신일산업의 재도약을 위해 김영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은 불가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횡령·배임 혐의로 검찰조사 중인 자를 사내이사로 재선임 했다가 나중에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신일산업 기존 경영진을 지지하는 주주들은 "적대적 M&A 시도 때문에 신일산업이 휘청거리고 있다"며 "지금껏 신일산업을 잘 이끌었고, 노하우가 출중한 김영 회장이 지속적으로 경영하면서 외부 감사 등을 통해 견제하는 편이 맞다"고 주장하는 등 김영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을 주장했다.

결국 찬성과 반대가 첨예하게 대립되면서 이사선임 안건은 투결로 진행됐고, 김영 회장은 출석 의결권 주식의 51.68% 찬성으로 사내이사에 재선임됐다.

최종적으로 의결권 주식수 4715만 3232주가 투표에 참여한 김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건은 △찬성 2436만 9799주(발행주식 총수의 35.19%, 출석 의결권 주식의 51.68%), △반대 2211만 4470주, △무효 66만 8963주로 가결됐다.

표결이 끝난 후 김 회장은 "적대적 M&A 시도 세력으로 부터 회사를 지켜내라는 주주들의 지지로 이러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며 "앞으로 회사의 발전과 주주의 가치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신일산업의 정기 주총은 시작 전부터 용역직원과 신일산업 관계자, 소액주주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빼곡히 주총장을 메웠다. 특히 당초 10시였던 개회 일정이 계속 지연되면서 욕설과 고성이 고가는 등 소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개회 후 안건을 처리하며 의사진행이 이어지는 중간에도 재무상황 악화와 판관비 확대 등의 문제들을 거론하며 김영 회장 등 경영진의 답변을 요구하는 주주들의 목소리가 이어지기도 했지만, 큰 문제없이 2015년 신일산업 정기주총은 마무리됐다.

한편, 지난주 말 법원의 결정에 따라 의결권 지분이 대폭 감소한 적대적 M&A 시도 세력 측은 이번 정기주총에서 김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건의 표결처리를 이끌어낸 것 외에는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못했다.

황귀남씨는 주총 후 인터뷰를 통해 "강종구씨 보유지분 내역은 내가 실질적 주주"라며 "향후 횡령·배임 등 김영 회장의 부도덕에 맞서 주주가치 실현을 위해 싸울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앞서 법원은 적대적 M&A 시도 세력인 횡귀남씨 등이 보유한 의결권 주식 950만 여주 중 605만 주 정도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결정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