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시각]증시 1% 넘게 급등 '4월 효과' 전주곡?

뉴욕 증시는 이번 주가 새로운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 역사적으로 주가가 상승세를 나타냈던 ‘약속의 달’ 4월이 시작되는데다 흔치 않게 성금요일(Good Friday)에 고용지표가 발표된다. 성금요일이 공식 휴일은 아니지만 뉴욕을 비롯한 주요 증시는 휴장한다.

30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지난 금요일 상승세를 이어가며 기분 좋게 한 주를 시작했다. 다우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무려 263.65포인트(1.49%) 오른 1만7976.31을 기록했고 S&P500 지수 역시 25.22포인트(1.22%) 상승한 2086.24로 마감했다. 나스닥은 56.22포인트(1.15%) 상승한 4947.44를 나타냈다.


◇ 4월은 '약속의 달'… 주가 대부분 올라
전문가들은 4월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지금까지 4월에 주가가 하락한 적이 별로 없었던 만큼 역사가 반복될 것이란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실제로 과거 기록을 살펴보면 4월 증시는 전통적으로 강세장을 연출했다. 다우 지수는 1950년 이후 4월의 지수가 가장 높은 경우가 많았다. 2006년 이후 4월에는 지수가 평균 3.1% 상승했다. 다우가 처음으로 1000포인트 이상 급등했던 것도 1999년 4월이었다.

반면 오는 3일에 발표되는 고용지표는 다소 변수다. 성금요일에 고용지표가 발표되는 것은 그다지 흔한 일은 아니다. 1980년 이후 35년간 성금요일에 3월 고용지표가 발표된 것은 11번이었다. 최근 2010년과 2012년에도 성금요일에 고용지표가 발표됐다.


고용지표는 경기를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 가운데 하나다. 그런데 최근 12개월 사이 고용지표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다소 미지근했다. 고용지표가 발표된 날 S&P500 지수는 0.6% 변동하는데 그쳤고 1% 이상 변동한 경우는 3번에 불과했다.

CMC 마켓의 골린 시진스키 수석 전략분석가는 “시장의 변동이 줄어든 것은 연방준비제도(연준, Fed) 정책 결정과정의 투명성 때문”이라며 “고용시장이 개선됐을 때 어떻게 금리 인상 절차를 밟을 것인지 수차례 공표했다”고 설명했다.

재닛 옐련 연준 의장은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주최 토론회에서 금리인상이 연내 이뤄지겠지만 그 속도는 매우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고용지표는 괜찮은 성적표를 내놓고 있다. 다만 아직 고용시장이 과열됐다고 보기는 힘든 상황이다. 지난 1년간 월평균 취업자 수는 26만6000명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3월 취업자수가 25만5000명, 실업률은 5.5%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진스키는 고용지표가 시장 전망보다 지나치게 좋게 나오면 이는 조만간 금리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신호로 받아들여져 시장에 충격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 올 4월은 예년과 다를 것… 유가 급락·달러 강세 등 변수 많아
반면 지난 겨울 기상악화에 따른 타격과 유가 급락, 달러 강세 등을 고려하면 올 봄 증시는 예년과 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칼럼니스트 E.S. 브라우닝은 “지난해 다우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반등 이전에 각각 3.3%와 8.2% 하락했다”며 “하지만 이번에는 추운 날씨와 유가 급락, 달러 강세가 기업들의 수익에 악영향을 주고 있어 문제가 다소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BNY 멜론 웰스 매니지먼트의 레오 그로호우스키 수석투자담당자는 “주가는 수익과 금리에 따라 움직인다”며 “투자자들은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는데 반해 기업들의 수익은 악화될 것이란 전망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멜론 웰스 매니지먼트는 전세계에서 1900억달러를 운용하고 있다.

그로호우스키는 또 S&P500 종목에 투자한 경우 연간 수익률은 8.8%(배당 포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지만 다소 힘든 시기를 거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웨스트우드 홀딩스 그룹의 마크 프리만 최고투자담당자는 “수익증가율은 시장을 떠받혀주는 일종의 기둥”이라며 하지만 기관 투자자들은 이미 1분기 기업들 실적이 좋지 못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고 2분기까지는 실질적인 개선도 일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심지어 그로호우스키는 주식이 ‘죽음의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