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 파르나스 지분 매각 '출자약정' 승계 변수

GS건설의 파르나스호텔 지분(67.56%) 매각작업이 마무리 단계에서 삐걱거리고 있다. 파르나스호텔 2대주주인 한국무역협회가 지분 인수자인 GS리테일에 ‘GS건설-무역협회’간 맺은 출자약정에 추가 사항을 붙여 승계를 요구해서다.

GS리테일은 추가 사항을 받아들일지 고민에 빠졌다. 하지만 GS리테일이 추가 사항을 받아드리지 않을 경우 무역협회가 기존 출자약정을 통해 지분 매각에 반대, 매각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


반대로 GS리테일이 추가 사항을 받아들이면 페널티가 있는 지분을 높은 가격에 매입, 주주들의 반발을 살 수 있는데다 앞으로 지분 매각에도 어려움이 따를 수 있어 진퇴양난에 빠졌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무역협회가 GS건설의 파르나스 지분 인수자인 GS리테일에 기존 출자약정에 추가 사항을 붙여 승계를 요구했다. 1986년 GS건설과 무역협회가 체결한 출자약정에는 △이사 구성 비율 △지분매각시 상대방 동의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는 게 무역협회 설명이다.

이에 대해 GS건설 관계자는 “GS리테일이 추가 사항을 받아들일지 고민하고 있지만 원만히 합의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최대한 빠른 시일 내로 지분매각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4월 중 성사는 장담할 수 없다는 게 GS건설 설명이다.


GS리테일은 출자약정 승계와 관련해 말을 아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파르나스호텔 지분 양수도 작업이 진행 중이어서 (출자약정 승계 등) 구체적인 사안을 확인해 주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GS리테일 입장에선 추가 사항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매각가가 경쟁사보다 높아 경영권과 관련된 출자약정을 온전히 승계할 경우 주주들의 반발을 살 수 있어서다.

실제 이 같은 논란은 GS리테일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될 당시부터 제기돼 왔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탈락한 IMM 프라이빗에쿼티(PE)가 제시한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파르나스호텔 지분이 매각될 경우 GS건설이, 가격이 높을 경우 GS리테일이 각각 배임 혐의를 받을 수 있었다는 것. IMM PE가 제시했던 파르나스호텔 가치는 75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추가 사항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매각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IMM PE가 제시한 가격보다 높은 (7500억~8000억원) 수준으로 매입할 경우 불만이 커질 수 있다”며 “특히 경영권과 관련된 출자약정에 추가 사항을 승계할 경우 페널티를 안고 높은 가격에 지분을 매입한 것을 이유로 주주들이 경영진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GS리테일이 (출자약정 등의) 승계를 거부할 경우 무역협회가 지분 매각시 상대방 동의 얻어야 한다는 내용의 출자약정을 내세워 GS건설의 지분 매각에 강력히 반대할 수 있다”며 “GS리테일의 경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GS건설은 2013년 플랜트 부분의 수익성 저하로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4월 NH투자증권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 파르나스 호텔 지분 매각을 진행해 왔다.

당초 IMM PE와 지속적인 협상을 벌였으나 지난해 말 파르나스호텔 인근에 있는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가 현대자동차그룹에 10조5500억원에 팔리면서 GS건설은 파르나스호텔 지분매각 작업을 중단했다.

이후 올해 초 우선협상자로 GS리테일을 선정, 매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파르나스호텔은 1985년 무역협회와 GS그룹(옛 LG그룹)의 공동 출자로 설립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