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덜트의 오감'을 만족시키는 '장난감 대전'

좀비 또는 갱스터를 연상시키는 남성적 피규어의 대표적 작가 키도의 작품. /사진제공=아트토이컬처

장난감에 눈뜨기 시작한 아이부터 아이들 감성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한 키덜트(kidult)까지 만족시킬 장난감 축제가 열린다. 17일부터 시작돼 19일까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이어지는 ‘아트토이컬처 2015’와 오는 5월10일까지 서울 강남구 논현동 아트앤토이갤러리 특별전시관에서 열리는 ‘2015 페이퍼아트토이 특별전’이 그 주인공.

지난해 처음 열린 ‘아트토이컬처’는 세계 유명 작가 142명의 1137개 작품이 출시됐고, 4만2000명의 관객이 다녀갈 만큼 인기를 모았다. ‘아트토이’는 평범함과 특별함, 장난감과 수집품, 어른과 아이의 영역을 넘나들고, 경계를 파괴함으로써 모든 이의 감성을 자극하는 문화를 지향하고 있다.

미국의 데이비드 호바스와 한국의 김선민이 만든 인형 및 피규어 브랜드 'Ugly Doll'. /사진제공=아트토이컬처

올해 축제에는 아트토이의 원형인 비닐토이(Vinyl toy), 페이퍼토이(Paper toy), 세라믹토이(Ceramic toy), 플러시토이(Plush toy) 등 다양한 콘텐츠들이 선보인다. 국내 35개 팀, 해외 35개 팀 등 모두 70여개 팀, 150여명의 아티스트가 참가한다.

이 행사는 참여 작가 대부분이 자신의 콘텐츠를 직접 개발하고 제작한다는 점에서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넘치는 캐릭터를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자리다.

추억과 그리움을 얘기하는 작가 에디강은 자신이 직접 키운 유기견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캐릭터 ‘러블리스’(Loveless), 고교시절 ‘리어왕’을 읽고 고안해낸 작가 최초의 캐릭터 ‘스토리텔러’(Storyteller)를 한정판 시리즈로 내놓는다. 2005년 18cm 키에 커다란 눈을 자랑하며 일본에서 처음 소개된 소니엔젤도 이번 축제에서 만날 수 있다.

30cm 크기의 중성적 느낌이 살아있는 ‘아포칼립스 프로그’. 이 피규어는 양서류 멸종에 대한 경각심의 일환으로 제작됐다. /사진제공=아트토이컬처

‘아포칼립스 프로그’는 양서류 멸종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차원에서 만들어진 피규어다. 인류 멸망 후 홀로 살아남은 개구리가 척박한 환경에서 인간의 형상으로 진화하며 또다른 생존자를 찾아나서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크기 30cm로 제작된 이 피규어는 남성적 선과 여성적 볼룸을 동시에 갖춘 중성적 느낌으로 제작됐다.

국내 페이퍼토이 문화를 알리기위해 만들어진 컬처브랜드 모모트는 국내 아티스트와 문화 그룹, 브랜드와의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행사에서는 신진 디자이너와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다양하고 재미있는 모모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놓칠 수 없는 화제작도 풍성하다. 우선 모바일 게임의 대표주자 클래시오브클랜(Clash of clans)의 피규어가 처음으로 공개된다. 또 홍콩의 유명 아티스트인 에릭소와의 협업을 통해 한정판매 예정인 빅뱅의 아트 토이도 처음 선보인다. YG엔터테인먼트의 대표 캐릭터인 YG베어 크렁크도 전시될 예정이다. 이 크렁크는 가수 이하이가 ‘잇츠 오버’(it’s over) 뮤직비디오를 통해 처음 소개된 이후 캐릭터로 발전했다.

작가 키도가 좀비의 피 흘리는 모습을 재연하기위해 실제 모형에 물감을 칠하는 장면. /사진제공=아트토이컬처

아티스트와의 다양한 토크쇼도 마련됐다. 좀비와 갱스터를 연상시키는 남성적 피규어를 만든 키도를 비롯해 김정윤, 쿨레인, 호로로, 기린, 모모트 등의 작가들이 토이에 담긴 스토리와 제작 과정을 들려준다.

지난 15일 시작돼 5월10일까지 열리는 ‘페이퍼 아트토이 특별전’은 움직임이 가능한 액션 페이퍼토이에서 작가들의 예술혼이 담긴 아트토이까지 골고루 맛볼 수 있는 전시다. 페이터 토이 작가 이상흔과 김선용을 비롯해 일러스트레이터, 웹툰작가 등이 참가한다.

5월10일까지 열리는 ‘페이퍼 아트토이 특별전’에서 선보이는 페코토이 아티스트 버전 작품. /사진제공=페코토이

전시에선 김우빈 등 싸이더스HQ 소속의 한류스타를 모델로 한 ‘한류배우특별존’, 단순한 종이인형 모형에 아티스트들의 디자인을 디지털 장치로 영사시켜 생동감 있는 작품으로 표현한 ‘페이퍼토이 미디어 파사드’ 등이 특히 시선을 사로잡는다. 또 주말에는 페이퍼토이를 직접 만들고 체험할 수 있는 ‘페이퍼토이체험존’도 열린다.

이 전시를 주최한 페코토이의 박재모 대표는 “최근 키덜트 시장의 성장으로 페이퍼, 아트 등으로 구성된 토이 문화가 단순한 장난감 취향에서 스토리가 담긴 예술 작품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어른과 아이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토이 시장이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니엔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