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스틱 2.0'으로 토종OTT 자존심 지키겠다

27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CJ헬로비전은 N스크린 서비스 '티빙' 5주년 기념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CJ헬로비전은 티빙스틱 리모컨을 포함한 '티빙스틱 2.0'을 선보였다. (왼쪽부터)김진석 CJ헬로비전 사장, 정지현 티빙 사업부장, 고창남 티빙 사업팀장/사진제공=CJ헬로비전

"텔레비전(TV)의 본질적 특징인 '게으른 편안함'에 더 다가가려는 노력 끝에 '티빙스틱 2.0'이 나왔습니다. 앞으로 5년은 티빙이 토종 OTT(온라인 영상 스트리밍)서비스로서 국내 시장에서는 자존심을 지키고, 해외 시장까지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27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티빙 5주년 기념 간담회'에서 김진석 CJ헬로비전 (3,305원 ▼70 -2.07%) 대표는 국내 최초 N스크린 서비스인 '티빙'의 2.0시대를 선언하면서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티빙은 실시간 방송부터 VOD(주문형비디오)서비스까지 다양한 스크린에서 즐길 수 있는 서비스다. '1인 가구' '30~40대 남성' '수도권' 등을 주요 고객군으로 두고 PC, 태블릿PC, 스마트폰을 시작으로 TV까지 영역을 확장해왔다.

특히 지난해 8월 출시한 티빙스틱은 TV와 모니터 등에 꽂아 해당 화면에서 140여개 방송 채널과 10만여 편 VOD를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한다. 현재 티빙 순방문자(UV) 수가 1000만명, 가입자 수는 700만명으로, 앱(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 수는 800만건을 돌파했다.

이날 CJ헬로비전은 티빙 5주년을 맞아 '티빙스틱2.0'을 선보였다. 앞으로 티빙 사업의 성장동력으로 티빙스틱을 꼽은 것. 가장 큰 특징은 티빙스틱용 리모컨이다. 기존 스마트폰 앱으로 제어하던 방식에 대한 고객 불편 사항을 접수해 블루투스 기반 리모컨을 개발했다.


김진석 대표는 "TV는 소파에 몸을 기대고 게으르고 편하게 즐기는 '린백(Lean Back)'이 특징인데 기존 티빙은 스마트폰으로 조정돼 불편했다"며 "리모컨을 이용하면 전화를 하거나 문자메시지를 작성하면서도 편하게 티빙스틱으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티빙스틱 리모컨/사진제공=CJ헬로비전

클라우드 UI(사용자환경)를 개발해 기존보다 3배 빠른 반응 속도도 지원한다. 실시간 채널을 6시간 전까지 뒤로 돌려볼 수 있는 '타임 시프트' 기능을 개발, 이날부터 프로야구 중계 프로그램부터 적용하게 된다. 또 음향 성능을 높이기 위한 '블루투스 오디오'도 출시했다.

출시 이후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던 티빙 사업에 티빙스틱은 ARPU(가입자당평균매출)를 높일 수 있는 돌파구이기도 하다. 실제 PC·모바일에서 VOD를 이용하는 고객의 ARPU보다 TV를 통해 VOD를 시청하는 고객의 ARPU가 두 배 이상 높아졌다.

김 대표는 "우리나라는 콘텐츠를 유료로 감상한다는 개념이 굉장히 희박해서 초반 시장 성장이 어려웠다"며 "티빙 출시 당시 목표 중 하나가 콘텐츠를 제값 내고 보도록 하는 것이었고 그간 문화가 조금씩 변했다"고 말했다. 시장 문화 변화와 티빙스틱 기능 개선 등으로 티빙 사업도 조만간 흑자 전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

해외 TV OTT 시장이 급격히 팽창하면서 애플TV, 넷플릭스 등 외국 기업이 국내 시장 진출을 노리는 상황에서 토종 OTT로서 시장을 지키겠다는 포부도 강조했다. 특히 애플TV가 VOD 뿐 아니라 실시간 서비스도 내놓을 것으로 전망돼 국내 시장에서 주요 경쟁자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스트래지애널리틱스(SA)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TV OTT 누적 판매대 수는 1억7000만대에 달한다. 미국은 연 판매량이 4000만대로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고, 애플TV 수가 2000만대를 돌파했다.

김 대표는 "우선 국내 시장에 진입하려는 해외 사업자에 대항해 5년 간 쌓아온 노하우를 기반으로 (경쟁력을 키울)방안을 만드는 것이 급선무"라며 "이어 해외 진출을 원하는 유료방송채널사업자(PP) 등 콘텐츠 사업자와 적극적으로 제휴해서 그 길을 터줄 수 있는 조력자 역할을 하면서 아시아 지역에 진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