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환 "농협금융+경제 협업, 글로벌사업 '씨' 뿌리겠다"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내정자

"농협중앙회 농업경제부문과 협업을 통해 해외 진출 기회를 모색할 것입니다. NH농협금융지주의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수익기반을 다변화하기 위해 해외진출 확대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오는 29일 NH농협금융지주 회장에 공식 취임하는 김용환 내정자가 농협금융의 당면 과제인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글로벌 진출에 올인할 계획을 밝혔다. 국내 금융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저금리 장기화로 수익 창출이 어려워지다 보니 해외 수익 기반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


김 내정자는 이날 머니투데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국내에서 순이자마진(NIM), 수수료 수익 등이 축소되면서 영업 환경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며 "결국 해외에서 법인설립, 지분투자 등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고 이 같이 말했다. 김 내정자는 이날 NH농협금융지주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통과해 오는 29일 오전 공식 취임을 앞두고 있다.

그는 "농업경제부문이 해외 진출에 활발하게 나서고 있다"며 "농협금융이 자금력이 있기 때문에 농업사업의 해외진출 자금을 지원해주면서 진출국에서 금융사업 기회를 모색할 경우 서로 윈윈할 수 있다. 과거 수출입은행과 코이카(한국국제협력단)와의 협력 사례에 비쳐 볼 때 동남아, 동북아, 카자흐스탄, 아프리카, 중동지역 등에서 농협금융이 농업경제와 함께 할 수 있는 해외사업 기회가 많다"고 제시했다.

김 내정자는 "농협금융이 해외에 진출해 현지법인을 세우고 지분투자에 나서려면 무엇보다 그 국가 정부의 신뢰와 네트워크가 있어야 한다"며 "농업경제와의 협업이 해외에서 이러한 기회를 얻는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고, 글로벌 진출에 올인하다보면 현지 국가 금융회사의 지분투자와 경영에 참여할 기회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내정자는 수익성 제고를 위해 증권과 자산운용부문 역량 강화에도 나설 것임을 밝혔다. 그는 "농협금융은 증권과 자산운용 부문에 강점이 있다"며 "증권과 자산운용부문에서 선도적으로 나서는 것은 물론 은행과 보험 분야에서도 협업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농협금융은 지난해 우리투자금융 패키지를 인수하는데 성공하면서 자산규모 393조원을 달성, 하나금융그룹(392조원)을 따돌리고 신한금융그룹과 KB금융그룹에 이어 3대 금융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농협금융은 여전히 자산규모에 비해 수익성이나 내부통제 측면에서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농협금융은 지난해 7685억원의 순익을 기록, 경쟁사들에 비해 다소 뒤처지는 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김 내정자에겐 자산운용부문 경쟁력 강화 등을 통한 수익성 회복은 물론 그룹내 시너지 효과를 강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이와 함께 농협중앙회와의 파트너십을 조율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와 관련, 김 내정자가 금융정책과 감독, 은행을 두루 경험한 데다, 온화한 성품과 정무적인 감각도 갖춰 농협금융에 무난히 안착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김 내정자는 과거 금융감독위원회 증권감독과장, 증선위 상임위원 등을 지내면서 자본시장부문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다. 그리고 과거 증선위 상임위원 시절 최대난제로 꼽히던 생명보험사 상장 논란을 무난하게 해결했다. 금감원 수석부원장 시절에는 기업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했고, 공직에서 물러난 후엔 3년간 수출입은행장을 맡아 은행 실무를 경험하는 등 금융업계 전반에서 두루 경험을 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