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의 자비…석가탄신일 휴일된 사연은

석가모니의 탄생을 기리기 위해 지정된 석가탄신일은 불자들 뿐만 아니라 모든 이들이 부처님의 자비를 느낄 수 있는 날이다. 직장인들은 5월마다 찾아오는 석가탄신일 휴일을 맞아 가까운 사찰로 여행을 떠나는 등 여유로운 하루를 보낸다. 그런데 석가탄신일은 왜 법정공휴일로 지정된 것일까.

◇석가탄신일 1975년부터 공휴일=석가탄신일은 2010년 작고한 용태영 변호사의 오랜 소송끝에 1975년부터 법정공휴일로 지정됐다. 불교신자였던 용 변호사는 1973년 3월 총무처장관을 상대로 서울고법에 석가탄신일 공휴권 확인 등을 구하는 행정 소송을 냈다.


용 변호사는 성탄일이 공휴일인 것처럼 석가탄신일도 공휴권이 있음을 확인하고 이를 공휴일로 지정, 공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석가탄신일이 공휴일이 아니라면 성탄절도 공휴일의 지정이 무효화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당시만해도 종교와 관련된 법정공휴일은 12월25일 성탄절밖에 없었다.

하지만 서울 고등법원은 1974년 10월 "원고는 성탄일이 공휴일로 지정됨으로 말미암아 어떠한 권리나 법률상 이익이 침해당했다고 볼 수 없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각하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용 변호사는 소신을 굽히지 않고 대법원에 상고했고 대법원 계류중인 1975년 1월15일 정부는 국무회의에서 석가탄실일은 법정공휴일로 지정, 공포했다.

◇석가탄신일, 연등행사 유래는=석가탄신일은 석가모니의 탄생일로 우리나라는 음력 4월8일로 지정했다. 현재 네팔에 있었던 카필라 왕국의 왕 슈도나와와 마야 부인 사이에서 태어난 석가모니는 성은 고마타였고 이름은 싯다르타였다. 깨달음을 얻은 후에는 붓다(Buddha)로 불리게 됐다.


석가탄신일 공휴일은 전세계적으로 날짜가 다 같지는 않다. 불교 종주국인 인도 등에서는 음력 4월8일을 석가탄신일로 기념하고 있고 스리랑카, 태국, 미얀마 등 동남아 국가에서는 음력 4월15일을 석가탄신일로, 중국은 음력 4월8일로 정하고 있다. 일본은 양력 4월8일에 석가탄신일을 지낸다.

석가탄신일에는 연등, 관등놀이, 방생, 탑돌이 등을 하는 풍습이 있다. 특히 석가탄신일이 다가오면 형형색색으로 제작해 절 뿐만 아니라 길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연등행사는 오래전부터 전해오는 유래가 있다.

설일체유부 경전에 보면 당시 마갈타국의 아사세왕이 부처님께 법문을 청해 들을때 동참한 모든 제자들이 기름 등불을 켜서 법회자리를 밝혔다. 이 때 난타라는 가난한 여인이 있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기름등불 공양을 올리는 것을 보고 자신도 복을 짓고 싶었지만 가진것이 없어 머리카락을 잘라 팔아 기름 한 되를 구해 불을 밝혔다고 한다.

아침이 돼 모든 등불이 다 꺼졌지만 난타의 불은 꺼지지 않고 밝게 타고 있었다. 불자들이 이를 부처님께 여쭈니 "이 등불은 지극한 성심과 큰 원력(불교를 믿는 사람들이 목적을 성취하고자 내적으로 세우는 결신과 그에 따르는 힘)을 가진 사람이 밝힌 등불이기 때문에 꺼지지 않는다"라고 했다.

이 때 난타가 부처님전에 예배하자 "네가 오는 세상에 아승지겁을 지나 부처가 되리니 '동광여래'라 할 것이다"라고 수기(부처가 되리라는 예언)를 내렸다. 이 때부터 부처님전에 지극 성신으로 기원, 봉양하면 공덕을 입는다는 것을 깨닫고 등불을 밝히게 됐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