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공룡들 '간편결제' 경쟁 예고…삼성의 전략은?

/표=유정수 디자이너

‘글로벌 IT 3대 공룡’의 간편 결제 경쟁이 본격화된다. 구글이 수수료 무료화 정책을 천명하고 애플도 영국 등으로 시장을 확대하겠다고 나섰다. 오는 9월 '삼성페이'를 출시하는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의 전략이 관심이다.

◇구글·애플 공세 본격화…‘시장 확대’ 주력


주요 외신에 따르면 구글은 올 하반기 시작할 ‘안드로이드페이’ 서비스와 관련해 신용카드회사에 부과하는 결제 수수료를 전면 무료화한다. 애플이 신용카드사로부터 결제금액의 일정 부분을 수수료로 받고 있는 것과 대조되는 행보다.

이는 구글의 수익구조가 검색 광고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터라 예견된 일이지만, 공격적인 행보임은 분명하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구글이 광고시장 저변을 확대해 나가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점에서 수수료 무료화 정책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다”면서도 “삼성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애플은 작년 10월 출시 이후 미국에서만 서비스하던 애플페이를 올여름 영국에서 출시한다. 애플페이가 핀테크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영국에 받을 디딘다는 것 자체로 의미가 있다. 영국 시장 내 아이폰 점유율도 40% 이상으로 높은 편이다. 영국 일간 탤레그래프는 “영국 카드사들은 애플페이에 필요한 많은 인프라를 이미 갖췄다”며 “애플은 영국 진출을 고대해 왔다”고 전했다.


◇‘간단치 않은’ 간편결제…삼성 비장의 카드는

애플페이는 지금까지 나온 결제서비스 중 가장 편리한 UX(사용자환경)를 구현하면서 높은 보안성을 갖췄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다만,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반이라는 점에서 NFC 칩을 내장한 신용카드 결제 단말기가 설치된 곳에서만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기대만큼 퍼지지 않았다.

미국 대형 신용카드 단말기 제조회사인 베리폰이 지난 1월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내 결제 시스템을 갖춘 상점에서 4%만이 모바일 결제를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5개월 후인 지금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 시장조사기관 IDC는 전했다.

안드로이드페이도 애플페이와 비슷하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내장한 스마트폰을 통해 결제가 이뤄지는 안드로이드페이는 NFC 기반이다. 수수료 무료화 정책을 내놓으면서 애플에 전면전을 선언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페이가 경쟁우위를 확보할 방법은 뭘까. 삼성페이가 내세우는 장점은 범용성이 될 전망이다. 삼성페이는 마그네틱보안전송(MST)을 채택해 기존 마그네틱 신용카드 리더기에서도 이용 가능하다. 여기에 삼성은 안드로이드페이와 애플페이와 동일 방식인 NFC도 활용하는 양면 작전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올해 출시될 스마트워치(코드명 오르비스)에 NFC기반의 모바일 결제 기능을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궁극적으로 기술방식을 가리지 않고 지역별 상황에 맞춰 대응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삼성페이를 통한 새로운 수익창출보다는 결제 플랫폼을 통해 신제품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이 일차적이다. 때문에 구글 안드로이드페이 무료화에 따른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삼성 스마트폰 제품 라인업 대부분이 안드로이드 기반이라는 점에서 결제 플랫폼 중첩에 따른 구글과의 조정협상 문제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국내 결제업체 관계자는 “플랫폼을 주축으로 하는 구글, 단말기와 플랫폼을 동시에 하는 애플 사이에서 삼성전자도 고민이 적지않을 것"이라며 “아직 간편결제 시장에서 확실한 1등이 없는 상황에서 각각의 단점을 커버할 수 있는 경쟁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