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보험금 누수 주범' 외제차 렌트 손본다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금융감독원이 올 하반기 자동차보험 렌트비(대차료)와 수리비 합리화를 위한 종합대책을 내놓는다. 이에 따라 국산차 대비 3.6배에 달하는 거액의 외제차 렌트비가 현실화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외제차 렌트비는 보험금 누수 주범으로 지목됐다. 최근에는 외제차 딜러와 렌트업체가 짜고 "기름값과 교통비를 제공한다"며 불필요한 장기렌트를 유도하는 등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도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르면 9월경 자동차보험 렌트비·수리비 합리화를 위한 종합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금융위원회, 손해보험협회, 보험개발원 등은 지난달부터 실무 회의를 통해 대책 마련에 나섰다.

금감원 관계자는 "특정 차종에 국한하지 않고 자동차보험 전반에 대해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며 "금융위 등과 협의를 거쳐 필요하다면 법을 개정하거나 자동차보험 약관을 바꿀 계획"이라고 밝혔다.

FTA(자유무역협정) 등 국제 통상마찰을 우려해 외제차만을 겨냥한 것은 아니지만, 거액의 렌트비와 수리비가 지급되는 외제차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외제차는 등록차량의 5.5%에 불과하나 전체 렌트비의 31.5%를 차지한다. 지난해 국산차 렌트비는 감소세로 돌아섰으나 외제차는 27.8% 늘었다.

특히 똑같은 모델을 대여해도 자동차사고로 인한 보험 처리시, 일반 대여 대비 4배 가량 높은 가격이 적용됐다. 예컨대 서울의 한 렌트업체는 BMW 520d에 대해 일반가격이 8만원이지만 보험처리시 30만원을 적용했다. '이중가격'을 쓰고 있는 셈인데 신고제다보니 단속도 이뤄지지 않았다.

외제차 딜러와 렌트업체의 모럴 헤저드도 심각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외제차 딜러가 렌트비의 15~20% 가량 현금 수수료를 받고 렌트업체에 고객을 소개하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렌트업체는 고객에게 교통비와 주유비를 주겠다며 장기 렌트를 유도한다"고 비판했다.

15년 된 외제차가 동종차량이 없다는 이유로 1억원 넘는 신차를 대여하기도 했다. 이는 선량한 보험가입자의 보험료 인상으로 귀결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합리적인 렌트비 수준을 책정하기 위해 과거 판례를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