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시각]그리스 악재 '지속', 고용지표 '좋지도 나쁘지도'

탈출구를 찾지 못하는 그리스 사태에 뉴욕증시도 2주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오는 5일(현지시간)로 예정된 그리스의 국민투표 결과에 따라 다음 주 증시 향방이 갈릴 전망이다. 뉴욕 증시는 3일 독립기념일을 맞아 휴장한다.

2일 뉴욕 증시에서 S&P500 지수는 전날보다 0.64포인트(0.03%) 하락한 2076.78을 기록했다. 다우 지수는 27.80포인트(0.16%) 떨어진 1만7730.11로 마감했다. 나스닥 역시 3.91포인트(0.08%) 내린 5009.21로 거래를 마쳤다.


UBS 웰스 매니지먼트의 스테판 프리드만 선임 전략 분석가는 “그리스 사태가 좀처럼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고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증시에 부담이 되고 있다”며 “투자자들의 예상보다 그리스 사태가 더 오래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정학적인 리스크를 감안할 때 미국 경제의 기초체력은 여전히 튼튼하다”고 덧붙였다.

국제채권단이 국민투표 결과가 나올 때까지 협상을 중단하겠다고 밝혔지만 그리스에 대한 압박은 이어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그리스가 채무 문제를 해결하려면 65조원의 자금을 추가로 수혈받고 광범위한 채무조정도 동시에 받아야한다고 지적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가 이끄는 그리스 급진좌파연합(시리자) 정권이 집권하면서 그리스의 경제적 역량이 바닥을 찍었다는 이유에서다.


IMF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그리스가 오는 10월부터 2018년 말까지 총 519억유로(약 64조7400억원)의 신규 자금을 지원받지 못하면 금융시스템을 안정적으로 돌릴 수 없다고 지적했다. 519억유로 가운데 360억유로를 유럽연합(EU) 측 채권단이, 나머지는 IMF가 각각 부담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TD 아메리트레이드의 JJ 키나한 수석 전략분석가는 “3일간의 연휴로 인해 그리스 투표 결과가 증시에 한번에 반영될 수 있다”며 “문제는 투표 결과가 나오더라도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알 수 없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발표된 고용지표는 기대에 못 미쳤지만 경기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판단을 바꿀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키나한 전략분석가는 “어제 발표된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 지표와 비교해 보면 오늘 고용지표는 다소 실망스러운 수준”이라며 “임금 상승도 보이지 않았고 5월 고용자 수도 하향 조정됐다”고 지적했다.

ADP 조사에서 지난달 미국의 민간 신규고용자 수는 23만7000명으로 직전월(5월) 수정치인 20만3000명은 물론 전문가 예상치 21만8000명도 크게 웃돌았다. 반면 노동부는 지난달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자수가 22만3000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23만3000명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기존 28만명으로 발표했던 5월 비농업부문 신규고용자수 역시 25만4000명으로 하향 조정했다.

웰스파고 인베스트먼트의 데럴 크론크 대표는 “고용지표가 아주 좋지는 않았지만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인상에 나서기 위해서는 지표를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을 알려줬다”며 “더 중요한 것은 경기가 금리를 급격히 올릴 정도로 확장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명확히 해 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코너스톤 리타이어먼트 그룹의 크리스 앱츠 대표는 “경기가 천천히 회복되고 있지만 무언가를 바꿀 정도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번 고용 지표로 연준의 금리 인상 전망을 수정하기는 힘들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펜 뮤추얼 에셋 매니지먼트의 데이비드 오말리 최고경영자(CEO) 역시 “연준이 금리 인상에 압박을 받을 정도는 아니다”며 “여전히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판단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