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악성민원, 금융사 소비자보호 평가서 제외된다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항목 가안./사진제공=금융감독원

내년부터 도입된 금융감독원의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제도에 금융사 접수 민원과 반복적인 악성민원은 평가에서 제외된다. 평가 결과는 금감원이 직접 평가한 대형사들만 공개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6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제도' 설명회를 같고 이 같은 기본방침을 발표했다.

금감원은 내년 4월 금융사고 빈도, 소비자정보 보호 수준 등 다양한 항목으로 금융회사의 소비자보호 수준을 평가하는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제도를 도입키로 했다. 대신 민원 건수를 기준으로 금융회사를 평가하는 민원발생평가제도는 15년 만에 폐지된다.

우선 계량 평가 항목 중 민원건수는 금감원에 접수된 민원건수만 평가하기로 했다. 금융사 민원이나 악성민원에 대한 각 사별 기준이 달라 공정하게 평가하기 힘들어 오해의 소지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금감원의 판단이다. 또 민원발생평가제도가 악성 민원을 유발한다는 지적을 받았기 때문에 악성민원 역시 평가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사 접수 민원이나 악성 민원은 명확하게 규명하기 힘든 모호한 경계에 있는 것"이라면서 "일부 포함되더라도 과거처럼 민원건수만 평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평가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제도처럼 연 1회 평가를 하되 평가결과 공개는 대형사만 하기로 했다. 금감원이 민원발생건수 및 영업규모가 해당 금융권역의 1% 이상인 대형사만 직접 평가해 공개한다. 은행은 제주, 수출입은행, 산업은행을 제외한 주요 시중은행은 모두 직접 평가대상이다.

스스로 자율적으로 하고 금감원이 사후에 평가의 적정성을 점검하는 중소형사는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만 공개하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금감원 인력으로 모든 금융사를 평가하기는 어렵다"면서 "샘플링 테스트를 통해 중소형사 중에 문제가 있으면 현장검사를 하고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앞으로 각 업권별로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세부 방안은 연말까지 확정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업계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세부 방안을 최종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라면서 "최대한 모든 금융사가 수긍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