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보험료 자율권 확대…상품신고 대상 대폭 축소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7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 생명보험 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린 보험업계 실무자 현장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사진제공=금융위원회

금융위원회가 보험사의 보험료 결정시 자율권을 확대하고 보험상품 신고 대상은 대폭 축소키로 했다. 이를 위해 하반기에 명시적, 비명시적 규제를 정비키로 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7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생명보험 교육문화센터에서 보험업계 실무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보험상품은 복잡성에 기인한 불완전판매 가능성 때문에 지금까지 금융당국이 민간의 상품개발은 물론 가격에 대해 다양한 방식으로 규율하여 왔다"며 "앞으로 상품·가격 관련 규제를 대폭 정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보험상품 가격, 즉 보험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적용이율 등은 보험사의 자율권을 확대키로 했다. 표준이율 등이 보험료 책정의 기준이 되는 연결고리를 제거하고 공시이율 조정범위를 현 ±20%에서 대폭 확대키로 했다. 표준이율은 보험사들의 책임준비금에 적용하는 이율로 표준이율이 내려가면 보험료가 상승하게 된다. 금융위는 보험료 자율권을 확대하는 대신 보험료 비교공시는 강화키로 했다.

현재 보험업감독규정 등에서 정하고 있는 사전적 상품신고 규제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 신고대상을 대폭 축소키로 했다. 지금은 보험회사가 새로운 위험보장을 보험상품으로 개발하려면 일괄적으로 사전에 금융당국에 신고해야 하지만 앞으로는 열거된 사항만 신고하는 방식으로 전환돼 다양한 상품개발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상품설계에 관한 규제도 개선한다. 금융위는 과거에 문제시되었거나 현재 사문화된 묵은 규정 및 상품개발을 저해하는 복잡한 규제를 일괄적으로 개선해 예측 가능하고 창의적인 상품을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비명시적 규제도 정비키로 했다. 우선 각종 지도공문, 구두개입, 신고거부 등을 통해 이루어졌던 보이지 않는 규제 현황 및 실태를 점검하고 소비자 보호 등 필요한 지도·감독은 법규에 반영해 상품개발·가격결정이 법과 규정에 따라 예측가능하고 투명하게 이뤄지도록 유도키로 했다.

금융위는 또 온라인·모바일 보험수요가 확대되면서 종전 아날로그 환경하의 규제로 인한 불편사항은 최우선적으로 개선키로 했다. 특히 보험가입시 인증방식, 고객동의방식 등이 디지털 환경에서 적합하도록 개선한다.

금융위은 이와함께 복지부, 국토부, 행자부 등 타부처 협업이 필요한 실손보험 관련 과잉진료 억제 문제나 자동차보험금 누수 방지 등은 관계부처와 적극 협의해 나가고 보험금 누수 방지를 위한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제정도 하반기 국회에서 추진키로 했다.

임 위원장은 "농협지주회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창의적·혁신적 영업추진이 가장 어려웠던 분야가 보험이었다"고 소개하고 "이는 타 분야에 비해 보험관련 규제가 촘촘하고 금융당국 개입도 빈번히 이뤄지는데 기인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금융위원장으로서 우리 보험산업을 국민경제의 굳건한 한 축으로 성장시켜야 할 책무를 갖고 있다"며 "시장의 자유롭고 창의적인 영업을 옥죄는 낡은 규제를 제거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